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5.24 07:37 ㅣ 수정 : 2022.05.24 08:39
국민·신한은행 ‘디지털 점포’ 잇따라 구축 직접 대면 없이 예·적금부터 대출도 가능 일반 점포 감소 대안으로 디지털 급부상 “앞으로 금융은 비대면화로 변화할 것”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편의점과 슈퍼 등 유통채널에 ‘디지털 점포’를 잇따라 구축하고 있다. 인력·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일반 점포는 줄여가는 대신 ‘더 똑똑한’ 점포 개설로 고객의 금융 편의성을 보장하겠단 취지다.
은행권에선 앞으로 대부분의 금융 업무가 ‘비대면화’될 것이란 인식이 지배적이다. 디지털 점포 확대 등 체질 개선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은행권 디지털 전환도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일 편의점 브랜드 이마트24와 함께 충북 청주시 이마트24 분평동점에 디지털 제휴 점포인 ‘KB 디지털 뱅크 분평동점’을 열었다.
‘KB 디지털뱅크 분평동점’은 국민은행이 이마트 노브랜드(No Brand)와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에 오픈한 ‘KB 디지털 뱅크 NB강남터미널점’에 이은 두 번째 디지털 제휴 점포다.
디지털 뱅크의 핵심은 신기술 적용을 통한 금융 편의성 제고다. 그간 창구 직원과 마주앉아 처리해야 했던 각종 금융 업무를 디지털로 대체함으로써 인력·비용 효율화도 유도할 수 있다.
국민은행 디지털 뱅크에 있는 화상 상담 전용 창구에서는 입출금 통장 개설과 예·적금, 신용대출 등 대면 채널 수준의 금융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또 스마트텔러머신(STM)을 통해서도 통장 발행과 현금 및 수표 입출금, 체크카드·보안매체 발급 등의 업무를 볼 수 있다.
디지털 기술 적용은 영업 시간 확대 효과도 유도했다. 국민은행 STM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휴일에도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평일에 은행 방문이 어려운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GS리테일과 손잡고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에 슈퍼마켓 혁신점포 ‘GS 더프레시 광진화양점’ 내에 오픈했다. 이 점포에도 화상 상담 전용 창구인 디지털 데스크와 스마트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디지털 데스크는 신한은행 디지털영업부 직원과 화상 상담을 통해 대출과 펀드, 신탁, 퇴직연금 등 대면 창구에서 이뤄졌던 대부분의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스마트 키오스크는 예금 등의 간단한 창구 업무를 할 수 있는 기기다.
디지털 데스크를 통한 화상 상담 업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스마트 키오스크는 24시간 365일 이용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뛰어난 접근성을 강점으로 지역 커뮤니티의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GS리테일의 슈퍼마켓에 디지털 혁신 공간을 구현함에 따라 은행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고객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은행의 디지털 점포 확대는 디지털 전환(DT)에 대응한 체질 개선이 목적이다. 최근 인터넷뱅킹 비중이 확대하면서 은행들은 운영 점포 수를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점포는 6094개로 1년 전보다 311개 감소했다.
은행들은 인력·비용이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일반 점포 운영이 비효율적이란 판단을 ‘내렸지만, 부정적 인식은 잔존해있다. 고객 불편이 불가피하단 지적이다. 이에 새로운 형식의 점포 운영을 고민한 결과 디지털 점포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결국 ‘안 되는 점포’는 접고 ‘되는 점포’에 힘을 싣겠단 얘기다. 디지털 점포 운영으로 금융 편의성 제고 효과를 끌어낸다면 명분도 충분하다. 은행권은 그간 쌓아온 대면 채널 노하우와 디지털 기술 결합에 따라 금융 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업의 디지털화에 따라 대부분의 금융 거래를 비대면으로 하는 시대가 오겠지만, 직접 상담 거래에 대한 니즈가 있기 때문에 디지털 점포도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디지털 기술이 계속 고도화되면 은행 점포 감소에 따른 고객 불편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