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펄어비스, '검은사막' 차기작으로 만리장성 넘을까

이화연 기자 입력 : 2022.04.28 10:58 ㅣ 수정 : 2022.04.30 18:10

중국 ‘검은사막 모바일’ 출시 하루 만에 투자자 ‘손절’
올해 중국에 ‘올인’…붉은사막·도깨비 등 신작 연말 이후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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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대표작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 시장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중국 내 순위 반등에 물음표가 그려진 가운데 검은사막을 이을 차기작의 중요성이 커졌다. (사진=펄어비스)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국내 중견 게임사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하 검은사막)'이 한한령(중국 내 한류 콘텐츠 금지령)을 뚫고 중국 시장에 상륙했지만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검은사막이 출시 22시간 뒤 받은 성적표는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검은사막의 애플 앱스토어 매출을 5∼10위로 예상했지만 실제 순위는 29위에 머물렀다.  5위권에 안착하면 출시 첫 분기 하루 평균 매출이 20억~30억원으로 예측됐지만 실제 순위가 낮아 매출에 대한 기대감이 작아졌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을 이을 차세대 신작을 개발 중이지만 이르면 연말에나 공개될 예정이다.  이러다 보니 올해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설상가상으로 펄어비스의 올 한해 농사가 중국시장에 올인된 점도 보릿고개를 우려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 검은사막 모바일, 초반 흥행 부진…증권가 “반등 어려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검은사막은 펄어비스를 대표하는 게임 지적재산권(IP)이다. 2014년 PC용 온라인 게임으로 출시된 후 2018년 스마트폰용 '검은사막 모바일', 2019년 콘솔용 '검은사막 엑스박스 원 버전'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현재 전세계 150개국 4000만명이 즐기는 글로벌 IP로 자리잡았다.

 

특히 검은사막 모바일은 한한령이 촉발한 2017년 이후 중국에 처음 출시된 한국 게임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중국 게임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55조원 규모로 전 세계 최대 시장으로 우뚝 섰다.

 

검은사막은 출시 전 중국 게임 전문사이트 '17173'에서 이용자가 뽑은 '올해 가장 기대되는 게임'에 선정돼 기대감을 키웠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가는 출시 초반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5~10위, 첫 분기 일평균 매출 30억원대를 예상했다.

 

실제로 중국에서 지난 26일 오전 8시 공개된 검은사막은 1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중국 최대 게임 유통사 텐센트 앱마켓 탭탭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올라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듯 했다.

 

그러나 출시 22시간 뒤인 27일 오전 6시 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29위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투자 심리는 즉각 반응했다. 27일 펄어비스 주가는 전일 대비 24.29%(2만3800원) 떨어진 7만4200원에 마감했다.

 

증권가는 이 게임의 초반 과금량(요금 부과)이 낮게 설정돼 추가 상승 여력이 있지만 중국 시장 벽이 높았다고 진단했다. 이는 이용자들이 게임 시작 단계에서 아이템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도록 설정됐다는 얘기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검은사막이 수익화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며 "이에 따라 중국 사업에서 부진한 성과가 이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출 순위 상승 속도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 순위 10위권 진입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며 “초기 매출 순위 추이를 감안하면 1분기 하루평균 매출은 10억원 이하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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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지식정보타운에 건립 예정인 펄어비스 아트센터 (사진=펄어비스)

 

■ 붉은사막·도깨비 개발 중…실적 ‘관건’은 신작 라인업에 달려

 

펄어비스의 실적 방향은 검은사막 중국 출시와 신작 라인업(제품군)에 달려있다.

 

금융감독원 정보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4038억원, 영업이익은 430억원으로 2020년과 비교해 각각 17.4%, 72.6% 감소했다. 굵직한 신작 부재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지휘봉을 잡은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 역시 취임 일성에서 검은사막의 중국시장 안착과 차기작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펄어비스가 준비 중인 신작은 ‘붉은사막’ ‘도깨비’ ‘플랜8’ 세 가지이며 콘솔, PC용으로 개발 중이다.  검은사막과 마찬가지로 펄어비스가 자체 개발한 ‘블랙 스페이스’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다만 출시 예정이 가장 빠른 붉은사막이 올 연말, 도깨비는 내년에나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 그 이전까지 ‘실적 보릿고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3분기 공개 예정인 '블랙클로버 모바일'은 펄어비스가 배급만 맡아 이익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랙클로버 모바일은 빅게임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펄어비스가 배급할 예정"이라며 "펄어비스는 배급보다 개발에 강점이 있는 회사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오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블랙클로버 모바일’이 출시될 예정이나 배급 게임인 만큼 이익 기여가 크지 않다"며 "자체 개발작인 붉은사막과 도깨비 출시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초반 매출 순위가 고평가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지만 경쟁이 치열한 중국에서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검은사막이 출시 하루 만에 중국 매출 순위 30위 안에 들었는데 이를 국내로 보면 상위 10위에 드는 수준”이라며 “초반 성과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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