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오프라인 회사생활 적응 못 하는 사회초년생들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올해 4월부터 도쿄에 위치한 식품 물류회사에 다니게 된 A씨는 신종 코로나가 덮친 대학생활을 무사히 넘기고 취업에 성공한 사회초년생이다.
하지만 취업의 기쁨도 잠시. 요코하마에 위치한 자택에서 매일 오전 6시에 기상해서 만원전철에 시달리며 8시 50분까지 도쿄로 출근하는 날들이 반복되자 어느새 온라인 생활패턴에 익숙해져 극심한 피로에 허덕이는 자신을 발견했다.
일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한 것은 그녀가 대학교 2학년을 마칠 무렵이었다. 3학년 때는 모든 수업이 온라인이었고 4학년이 되어서도 학교에 간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친구들을 만나지 못해 심심했지만 익숙해지니 되려 편했다는 그녀는 점심쯤에 일어나 잠옷차림으로 온라인수업을 흘려듣는 생활을 2년간 반복했다.
취업활동도 최종면접 외에는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기업연수와 신입사원 친목회도 모두 컴퓨터 화면 너머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런 생활은 회사 출근이 시작되며 180도 바뀌었다. 올해도 코로나는 계속 확산되었지만 일본 정부는 한 차례도 긴급사태를 선언하지 않았고 코로나 감염을 우려하며 재택근무 도입을 서둘렀던 기업들도 하나둘 오프라인 출퇴근을 지시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요즘 일본 SNS에는 ‘회사생활이 너무 힘들다’, ‘서로 격려해줄 친구가 필요하다’는 등의 글이 ‘#22卒と繫がりたい’ (22년 졸업생과 연락하고 싶다)라는 해쉬태그로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도쿄의 한 손해보험사에 입사한 B씨도 그 중 한 명이다. 입사 직후인 이번 달 2일에 ‘벌써 그만두고 싶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그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있지만 대학 때와는 달리 너무나 많은 공부량에 두통을 달고 산다고 한다.
대형 경비회사의 영업직으로 입사한 C씨는 만원전철이 아닌 자차로 출퇴근하고 있지만 교통정체로 평소보다 배 이상 걸리는 이동시간이 낯설고 괴롭기만 하다.
‘갑자기 바뀐 생활리듬을 몸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그는 ‘회사 선배들의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것도 나에게는 갑자기 고속도로에 합류하는 기분’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유독 올해 신입사원들이 회사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전하는 이유는 장기화된 코로나와 온라인으로 바뀌었던 생활환경의 탓이 크다.
한 전문가는 ‘올해 신입사원은 코로나가 퍼진 2년 동안 제대로 된 대학생활을 보내지 못한 사람이 많다’면서 ‘준비기간을 갖지 못한 채로 사회에 나온 만큼 당혹스러움은 여느 때보다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