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격대출, 1분기 보다 못한 인기…애매한 금리·부동산 거래절벽 영향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3%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제공하는 정책금융 상품인 적격대출이 2분기 금융사를 통해 판매가 시작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6%를 넘어서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인 적격대출에 금융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다만 접수 첫날부터 매진 행렬을 보였던 지난 1분기 때보다는 다소 분위기는 누그러진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 상품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곤 하지만 4%대에 육박하는 금리 부담, 부동산 시장 전반에 관망 분위기 역시 적격대출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초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등 금융사가 2분기 적격대출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1일 2분기 적격대출 판매를 시작한 우리은행은 7일 기준 판매 한도(약 1000억원)의 약 43%를 소진했다.
4일부터 판매에 나선 하나은행의 경우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2500억원이 공급, 대출한도가 가장 많아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에 비해 공급량이 많아 아직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4일부터 300억원 규모로 2분기 적격대출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지난 6일 이틀만에 이를 모두 소진했다.
적격대출은 주택금융공사가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과 보험사 등을 통해 공급하는 정책모기지 주택담보대출을 말한다. 주택금융공사가 은행 대출 상품을 모아 유동화한 모기지담보부증권(MBS)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 은행들이 공급하는 구조다.
보금자리론과 금리가 비슷하지만 9억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5억원까지 빌릴 수 있고 소득요건이 없어 대출 문턱도 낮다는 장점을 가진다. 특히 만기 최장 40년의 장기 고정금리형으로 최근 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적격대출 금리는 4월 현재 SC제일은행(4.16~4.67%)을 제외하고 모두 연 3.95%를 고정형으로 적용하고 있다.
금리가 연 6%대를 넘어선 시중 은행권 일반 고정형 주담대 금리보다 2%포인트(p) 이상 낮게 형성됐다. 지난 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금융채 5년 기준)가 연 4.01∼6.07%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도 수요 자체가 연초에 대부분 소진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지금 부동산 시장이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관망세를 보이다 보니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