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3.28 09:27 ㅣ 수정 : 2022.03.28 09:57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가능성 제기…원자재 가격 변동성 커 美 고용 지표 주목, 연준 긴축 속도가 관건… 미 고용 회복세 가늠 지표 증권사별 코스피 예상 밴드는...전문가, 에너지·의류·2차전지 업종 추천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28일 이번주 코스피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가 변동성 등 대외 리스크로 인해 제한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개별 종목 중심의 장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종목간 순환매가 빠르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덜 올랐으면서 현재 시장 상황에서 모멘텀을 받을 수 있는 업종 중심 대응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주 들여다봐야할 여러 경제지표 호조가 주식시장의 완만한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유가 등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상승폭이 크기는 어려울 수 있다.
지수 상승여력보다는 시장을 아웃퍼폼(시장 대비 상회)할 수 있는 업종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는 인플레 관련주와 엔데믹 전환 관련주, 낙폭과대 성장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가능성 제기…원자재 가격 변동성 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수개월 이상의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해서다.
전쟁이 빠르게 종식되려면 이 기간 내 양측의 평화협상이 타결되고 실제 이행까지 이뤄질 필요가 있으나, 평화협상 타결까지는 안전보장과 영토 문제에 대한 이견이 큰 상황이다.
서방측은 지난 2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동시 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강화와 대러시아 제재 효과를 높이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주요 의제는 우크라이나에 대량 살상무기(WMD) 방어 장비 지원과 동유럽국 주둔 나토 병력 확대, 러시아산 천연가스 대체방안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주는 유럽 최대 철강 공장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 아조브스탈이 피해를 입자, 수요에 못 미치는 공급 부족 장기화 우려에 북유럽열연강판 가격이 하루 새 10% 급등한 톤당 1580달러를 기록했다.
아울러 러시아산 원료탄의 대체수요로 부각된 재철용 원료탄(호주산)과 철광석 등도 연초 이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철강 수출 물량 합산 시 중국과 일본 다음 글로벌 3위 철강 수출국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료재료 가격의 변동성이 크고 이익이 희소해지는 현재 국면에서는 이익 경쟁력이 이런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이에 원재료 부담이 낮은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등이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보인다”고 시장을 진단했다.
■ 美 고용 지표 주목, 연준 긴축 속도가 관건… 미 고용 회복세 가늠 지표
이번주는 미국의 고용 회복세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인 미 ADP 고용 및 3월 비농업 부문 고용, 3월 실업률 등이 연이어 발표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488%를 기록해 지난 6일(1.683%)과 대비 48% 가까이 올랐다. 이 기간 2년물 금리는 60% 가까이 뛰어 2.2843%를 기록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위원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5월 중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고 발언한 영향이 컸다.
최근 미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미 증시 중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우려에 채권 회피 현상으로 발생한 여유 자금이 러-우크라 전쟁과 원자재 가격 급등,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과도하게 하락 조정을 받았던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미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으로 판단했다.
미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3월 FOMC 이후 완화됐고, 러-우크라 리스크가 증시에 미치는 여파도 둔감해지면서 주식시장 내 비교적 안전한 대형 기술주를 위주로 자금이 유입됐다.
이런 이유로 성장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성장주로의 로테이션 및 비중확대가 언급되고 있으나, 시기 상조라는 의견도 나왔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슈가 교착상태이고, 5월 FOMC 전까지 통화정책 기조가 크게 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개별 이슈에 기반한 종목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이익 전망치가 개선되는 종목·업종에 주목해야 하는 시기라고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 증권사별 코스피 예상 밴드는...전문가, 에너지·의류·유통·2차전지 업종 추천
유로존의 경우 당초 리오프닝으로 인한 경기 회복세 재개를 예상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성장 둔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또한 수출 민감도가 큰 자동차·조선 등 철강 전방 연관 산업들의 경우 개별 기업별 제품 경쟁력이 원가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는 에너지와 조선, 의류, 유통, 인터넷, 2차전지 업종 등이 올해 이익 상향조정 대비 조정폭이 컸던 점을 볼 때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예상 밴드를 2,670~2,800선으로, 하나금융투자는 2,680~2,780선을, 케이프투자증권은 2,700~2,790선을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 경제지표 호조 기대, 한국 코로나19 정점 구간 진입 등이 꼽혔다. 하락 요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교착상태, 국제유가 불안 등이 거론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중요한 경제지표는 4월 1일 밤에 발표되는 미국 고용과 ISM 제조업지수인데, 모두 한국 시장이 금요일에 마감된 이후에 발표되는 지표다”며 “3월 ISM 제조업지수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반영되기 시작했고 미국에는 유럽 대비 큰 영향이 없겠으나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주간 주요 이벤트는 미국 3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29일)과 미 3월 ADP 고용·미 4분기 GDP(확정치, 30일), 한국 2월 산업생산·중국 3월 국가통계국 PMI·미 2월 PCE물가(31일), 한국 3월 수출입·유로존 3월 소비자물가·미 3월 ISM 제조업·미 3월 고용보고서(4월 1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