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삼성·LG전자 등 대기업들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주재원 철수시키고 유가 급등에 대비
박희중 기자 입력 : 2022.02.14 16:49 ㅣ 수정 : 2022.02.14 16:56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D데이는 16일로 예상...자영업자 등 180여명은 15일 이후에도 철수 어려운 듯 10여개 대기업 직원 및 가족들은 한국행 또는 우크라이나 국외로 신속 대피해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지 진출한 한국기업 주재원들이 철수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현지 법인 및 지사를 두고 있는 우리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종합상사, 포스코인터내셔널 , 한국타이어, 에코비스, 오스템임플란트 등 10개사 안팎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에 대해 여행금지 발령을 예고했을 당시 341명이었던 현지체류 한국인은 14일 현재 281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60명이 줄어든 숫자이다.
현재 체류 국민은 선교사(110여 명)와 영주권자를 포함한 자영업자(80여 명) 그리고 공관원 등이다. 대기업 주재원들이 가장 신속하게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D데이는 16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정상들과 이 같은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15일까지 약 100여 명의 체류 국민이 추가로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시간 13일 오전 0시(우크라이나 현지시간 12일 오후 5시)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에 최고 단계 여행경보에 해당하는 '여행금지'를 긴급 발령했다. 여행금지 조치에도 현지에 남아있으면 여권법 등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철수계획대로 15일까지 100여명을 추가 철수 시킬 경우, 180여명 안팎의 자영업자 및 선교사 등은 16일에도 현지체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는 최근 주재원 가족들을 먼저 한국으로 귀환조치를 했고, 현지 직원들도 우크라이나 밖의 지역으로 벗어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직원 A씨가 14일 오후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 올린 글에 따르면, 13일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에 여행금지령이 발령됐다. 우리 기업의 한국인 직원들은 이미 대피했거나 우크라이나 대사관의 안내에 따라 대피를 준비하고 있다.
A씨는 “수도 키예프에서 2009년부터 인공지능(AI)연구소를 운영중인 삼성전자는 한국인 직원 10여명 전원을 우크라이나 국외로 대피시킨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성전자 우크라이나 연구소는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갤럭시Z폴드3에 적용되는 S펜 개발에 기여한 바 있다”고 전했다.
흑해 연안인 남부 니콜라예프항 곡물 터미널에 직원 4명을 파견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직원 가족들은 대피를 시작했고 직원들도 순차적으로 대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 판매법인에 직원 1명과 가족을 파견하고 있는 한국타이어는 대사관 안내에 따라 대피할 계획이다. 어느 국가로 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KOTRA 우크라이나 무역관에는 관장과 직원 1명이 근무중이다. 직원은 14일 귀국하지만, 관장은 한국기업들이 철수를 완료할 때까지 대사관 직원들과 현지에 머물기로 했다.
정부는 여행금지 발령 이후 체류 국민들에게 가용한 항공편이나 육로를 이용해 최단 시일 내에 현지에서 철수할 것을 거듭 촉구해왔다.
■ JP모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국제유가 150달러까지 폭등" 전망...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정유 4사에게도 중장기적인 리스크
국내 대기업들은 전쟁이 벌어지면 국제유가 및 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러시아는 주요 원유 생산국인데다가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2050탄소중립을 주도하고 있는 EU도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인해 이미 화력발전을 위한 석탄수입량을 늘리는 역설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시장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 제재 여파로 러시아의 원유, 천연가스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8년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93.10달러로 마감했다. 7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JP모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 고조로 공급 충격이 이어질 경우, 올해 1분기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유가 급등이 영업이익을 높여주겠지만 중장기화될 경우 수요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