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들, '권영수 님'이라 부르고 출퇴근시간은 '내가' 정한다
보수적 분위기 LG그룹 리더 권영수 부회장, 연초에 '일하는 법' 대변화 주도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권영수 부회장의 연초에 파격적인 조직문화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한 마디로 ‘자율적 일하기’와 ‘수평적 의사소통’를 화두로 내걸었다. 보수적 스타일로 알려진 LG그룹 기업문화의 대변화를 겨냥하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권 부회장은 3일 ‘신년사’ 대신에 ‘신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조직문화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큰 틀의 경영전략을 제시하기보다는 피부에 와닿는 변화를 제안했다. 일종의 형식 파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완전 탄력근무제(Flextime)'도입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 임직원들은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하는 법의 혁신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근과 퇴근시간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대신에 자신의 업무계획을 스스로 짜서 자율적으로 일하라는 주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에 맞춰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고객에게 신뢰받고 나아가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며,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바로 임직원 여러분”이라며 “임직원이 출근하고 싶은 회사,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되도록 더욱 힘써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행복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6대 과제‘를 제시함으로써 ’자율적 일하기‘와 ’수평적 의사소통‘의 개념을 구체화했다.
▲ 핵심에 집중하는 보고·회의 문화 ▲ 성과에 집중하는 자율근무 문화 ▲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한 수평 문화 ▲ 감사와 칭찬이 넘치는 긍정 문화 ▲ 임직원의 건강 및 심리를 관리하는 즐거운 직장 활동 ▲ 이웃 나눔 문화 등이 주제다.
특히 권 부회장은 ”(임직원 여러분들도) 앞으로 제게 편하게 '권영수 님'이라고 불러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부터 구성원 간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기로 했다는 게 LG에너지솔루션의 설명이다. 직급과 직책이 주는 심리적 거리를 제거함으로써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이야기이다. 직원들의 자유로운 일하기를 촉진하기 위해 월 1회 임원 및 팀장 없는 날을 운영하기로 한 것도 이채롭다. 불필요한 대면 보고와 회의를 최소화하고 서면 보고를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이번 혁신안은 권 부회장이 지난해 11~12월 서울과 대전 사업장을 찾아 MZ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주니어 보드를 직접 만나 소통한 결과를 취합해 마련했다. 이번 조직문화 혁신안도 ’톱다운‘이 아닌 ’버텀업‘ 방식으로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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