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쌍방향 별점제·리뷰 실명제' 요구 빗발치는데, 배달앱은 신중모드… 까닭은?
악성리뷰·별점테러로 속 끓이던 소상공인, "도입" 주장하지만…
조심스러운 배달 앱, "개인정보 노출, 음식주문 권리 박탈" 우려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쿠팡이츠 등 배달 앱(어플리케이션)에 달리는 리뷰와 별점으로 인해 외식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이 울고 있다. 리뷰와 별점은 한 번도 주문한적 없는 식당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악성 리뷰나 별점 테러를 가하는 행위를 아직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소상공인들이 쌍방향 별점제와 리뷰 실명제 도입을 목놓아 외치는 이유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는 쌍방향 별점제와 리뷰 실명제 도입을 요구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지난달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배달 어플 악의적 댓글 방지용 쌍방향 별점제, 실명제를 희망합니다’란 글을 쓴 청원인 A씨는 “구매에 큰 영향을 주는 악의적인 리뷰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도를 넘은지 오래”라며 “소상공인들의 안타까운 생명까지도 앗아갈 정도의 문제로까지 발전됐지만 여전히 어떤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6월 쿠팡이츠 소속 한 점주가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의 무리한 환불 요구로 고통을 받다가 뇌출혈로 사망한 일명 ‘새우튀김 환불 갑질’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A씨는 “배달 앱에 악의적인 댓글을 고의로 다는 사람에게도 업주들이 별점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소비자들도 실명제로 해 아이디를 지우고 다시 ‘댓글 테러’를 할 수 없도록 실명제를 도입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7일엔 A씨의 청원에 동참해주길 원하는 글이 게재됐다.
배달 앱의 쌍방향 별점제, 리뷰 실명제를 원하는 자영업자 B씨는 A씨의 청원글을 링크하며 “500명대에서 많이 주춤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 가보자”고 동의를 독려했다.
B씨의 글에 자영업자들은 ‘동의했다. 열불 나서 장사 못 하겠다. 왜 우리만 피해를 봐야하는지 모르겠다. 고객센터는 소비자 보호 소리만 하고, 우리는 누가 보호해주나. 여기저기서 당하기만 하고 장사까지 안 되니 죽을 맛이다’, ‘진짜 필요해 보인다’, ‘동의 했습니다’ 등 댓글을 남겼다.
이런 상황이지만 배달 앱 업계는 소비자의 개인정보보호와 음식 주문할 권리 박탈 등을 이유로 쌍방향 별점제, 리뷰 실명제 도입에 신중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배달 앱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쌍방향 별점제가 도입되면 고객이 별점 1개를 줬다는 이유에서 무조건 소비자 평점을 낮게 매긴다면, 소비자가 억울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면서 “평점이 낮은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 이를 거부하는 업주들도 생길 것이다. 그럼 소비자는 주문할 권리 자체를 박탈당하게 되니 성급하게 도입하기보다는 조심스럽게 검토해야할 부분인 것 같다”고 짚었다.
리뷰 실명제에 대해서는 “악성 리뷰를 줄이는 효과가 없지는 않겠지만, 리뷰에 이름이 공개되면 개인정보가 노출되기 때문에 리뷰를 작성하는 이들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쌍방향 별점제, 리뷰 실명제가 소상공인들의 억울함과 현재의 문제를 풀기위해 나온 것일 텐데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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