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못믿을 배민 '별점'… 악성 리뷰 쏟아지면 언제든 리셋 가능
"좋은 리뷰도 사라지지만 악성 리뷰로 인한 스트레스보다 낫다" / 일부 업주, 광고 탈퇴 후 재가입 가능… 배민, "거의 없는 사례" / 전문가, "별점 기준 없어 문제 발생… 객관적 기준 만들어야" 조언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별점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매장 리셋(초기화)하고 광고 해지했어요. 찜, 댓글들이 사라지지만 별점 스트레스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범준)이 운영하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에 입점한 A씨는 18일 뉴스투데이에 “별점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업주들에게 별점은 예민한 존재다. 한 번도 주문한 적이 없는 식당에 대한 신뢰도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업주들은 리뷰 이벤트 등을 진행하면서 높은 별점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블랙컨슈머(악성소비자)’도 존재한다. 배달 예정시간 전에 도착했음에도 '본인 기준보다 늦게 왔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최하점인 별점 1개를 준다. 심지어 아무런 사유를 적지 않고 별점 1개를 주는 사람도 있다. 일명 ‘별점 테러’를 하는 것이다.
배달앱은 주문 많은 순, 가까운 순, 별점 높은 순의 필터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별점 낮은 순으로 정렬할 경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할 확률이 그만큼 커진다.
이로 인해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최근 B씨는 자다가 새벽 2시에 벨소리를 듣고 일어났다. 지난밤 시켜먹은 치킨에 문제가 있어 별점을 1개 남긴 리뷰를 보고 업주가 전화를 한 것이다.
B씨는 “새벽 2시에 벨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전화를 받아보니, 치킨가게 업주가 치킨 값을 환불해줄테니 리뷰를 삭제해달라고 전화를 했다”며 “이 시간에 전화할만큼 업주들에게 별점이 예민하구나 싶어서 리뷰를 삭제해줬다”고 했다.
별점에 예민한 일부 업주들은 ‘리뷰 리셋(초기화)’을 위해 광고를 탈퇴했다가 재가입을 하기도 한다.
A씨는 “악성 리뷰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탈퇴 후 재가입을 했다”면서 “재가입 하려면 필요 서류 등을 준비하고 노출까지 시간이 소요돼 수익이 떨어지지만, 악성 리뷰로 인한 스트레스보다 낫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배민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부정 리뷰보다 좋은 리뷰가 훨씬 많은데 리셋을 하면 리뷰들이 모두 사라져 찜, 좋은 리뷰 모두를 포기하는 일이기 때문에 광고를 탈퇴했다가 재가입을 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별점 부여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고 봤다.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별점을 주는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고 주관적으로 별점을 주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본다”면서 “리셋을 위해 광고를 탈퇴했다가 재가입 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새로운 가게인줄 알고 그 식당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건 소비자 기만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배달앱은 소비자가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들고, 정당한 이유가 아니면 탈퇴 후 재가입을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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