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증시 전망, '조기 긴축+경기 둔화'...반등 여력 '제한적'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7일 이번주 국내 증시가 물가상승에 따른 긴축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반등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스탠스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는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미 연준과 영란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과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또한 국내 증시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그동안 낙폭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기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한국 정부 내수부양책과 대선 공약 정책기대감은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들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둔 상황에서 2차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주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돌아서며 반등을 보였고, 올해 1분기 호실적 종목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美 소비자물가 발표, 빠른 긴축 완화...국내 증시 ”영향 미칠 것”
연준의 최대 관심사가 인플레이션인 만큼 예상보다 물가 상승이 빨리 진행될 경우 연준의 긴축 시계가 빨라질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매파적 스탠스를 보이면서 금리가 상승하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선 점도 물가 상승 부담이다.
설 연휴 동안 연준 위원들의 발언으로 긴축 우려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연준 입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세는 시장의 충분한 불안 요소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비(非)OPEC 산유국 연합체인 OPEC+에서 두 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여전하다.
특히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CPI)는 연준의 통화정책과 연관돼 있어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이 물가상승과 실물시장 안정에 주안점을 두는 상황에서 양호한 경제지표는 긴축 강도를 높일 수 있는 근거로 해석될 수 있다.
경제지표 발표는 주식시장에 우호적일 가능성보다는 연준 긴축 우려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발표된 미국 1월 고용 시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보인 것도 미 연준의 긴축 행보를 정당화 할 근거를 제공했다.
이번 주 주요 이벤트는 중국 1월 차이신 서비스 PMI(7일)과 미국 12월 소비자신용(8일), 미국 1월 소비자물가(10일), 미국 2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잠정치, 12일) 등이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타 어닝쇼크와 유가상승 발 물가 우려로 인해 설연휴 기간 미 증시의 반등이 일단락됐다”며 “한국 증시 또한 기술적 반등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눈치보기 장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대선 공약 정책 기대감
코스피200 기업들 중 58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들의 상당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을 냈다.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순이익은 컨센서스를 14.5% 하회(합산 기준)했고, 순이익이 컨센서스를 하회한 기업 수는 74%에 달한다.
이에 호실적을 기록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코스피 순이익은 전년 대비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함에 따라 실적시즌 마무리 시점에는 플러스(+) 전환이 예상된다.
정책 관련 테마가 국내 주식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를 가능성도 크다.
일부 개별 종목들의 경우에는 대선 공약 등 정책과 관련돼 민감하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일 대선후보들의 첫 TV토론이 개최됐고, 향후 3차례 더 개최할 예정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대선 정책 수혜주와 2월 중순까지 집행될 추경 수혜 내수소비주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재고 재축적 사이클을 대비한 대형 경기민감 수출주를 사모으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번주 코스피 밴드로 NH투자증권은 2,600~2,780선을, 하나금융투자는 2,690~2,790선을 제시했다.
주요 기업 실적발표로는 한국조선해양(7일)과 LG화학·롯데케미칼·KB금융·SK바이오사이언스(8일), 카카오게임즈·신한지주·KT·SK텔레콤·우리금융지주·HDC현대산업개발·넷마블(9일), 크래프톤·한국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LG(10일), 카카오(11일), 아모레퍼시픽·SK바이오팜·CJ제일제 당·KT&G(2월 둘째주 중) 등이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설 연휴를 돌이켜보면 강한 긴축에 대한 우려는 1차 변곡점을 형성했다는 판단이다”며 “미국 증시의 개별 기업별 주가 회복력은 실적 개선 유무가 중요했는데 한국 또한 유사한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전체적인 반등보다는 낙폭 과대, 그 중 이익 상승 여력이 기대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업종의 탄력성이 클 것”이라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상향조정되고 있는 업종은 IT 하드웨어(H/W)와 IT 가전, 기계, 헬스케어로 압축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