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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에 ‘2% 예금’ 출시하는 저축은행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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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9.25 07:28 ㅣ 수정 : 2020.09.25 10:34

주식시장으로 몰려가는 고객 잡기 / 수신고 곳간 채워야 대출도 늘려

[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초저금리 기조에 맞춰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인하해왔던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수신금리를 속속 인상하고 있다.

이는 최근 공모주 청약 등에 투자하기 위해 예적금을 해지하는 고객들이 늘어나자, 자금 이탈을 막고 예대율을 관리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저축은행업계가 대출 취급을 늘리며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수신고 확대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대형사 뿐 아니라 금리인상이 자유로운 중소형사 역시 금리경쟁에 뛰어들어 당분간 고금리 예금상품이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초저금리 기조에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인하해왔던 저축은행들이 최근 잇따라 수신금리를 속속 인상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 저축은행 79개사 정기예금 평균금리 1.77% / 2%대 정기예금 상품도 37개 이상…대부분 중소형사

 
[표=뉴스투데이 / 자료=저축은행중앙회]

24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예금 평균 금리는 1.77%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까지만해도 평균 1.65%였던 금리가 0.1%포인트(p) 이상 오른 것이다.

이처럼 저축은행 평균금리가 인상하는 데는 대형저축은행의 금리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저축은행 업계 상위권인 SBI저축은행은 이달 초 12개월 이상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0.1%p 이상 인상했다.

이어 지난 11일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1.7%에서 1.9%로 올렸다. 비대면 채널을 통해 가입하면 우대금리 0.1%p도 따로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앱 사이다뱅크의 복리정기예금(12개월) 역시 기존 1.8%에서 2.0%로 인상했다. 이달 들어서만 금리를 2차례 총 0.3%p 인상한 셈이다.

또다른 대형사인 OK저축은행 역시 지난 14일 주요 예금상품 금리 인상에 나섰다. 12개월 만기 OK정기예금 금리는 연 1.5%에서 1.6%로, OK안심정기예금(36개월)과 OK정기적금(12개월)도 각각 연 1.6%에서 1.7%로 0.1%p 올렸다.

웰컴저축은행도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1.55%에서 1.6%로 0.05%p 인상했다. 대신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도 이달 들어 주요 예금상품 금리를 각각 0.2%p, 0.1%p씩 올렸다.

현재 저축은행의 2%대 정기예금 상품(12개월)은 총 37개로, 중소형사 상품이 대다수다. 이중 가장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 상품은 JT저축은행의 ‘JT회전정기예금(비대면)’으로, 2.45%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 정기예금 중 가장 높은 금리(1.30%)를 제공하고 있는 케이뱅크은행의 ‘코드K 정기예금’과 비교했을 때 1%p 이상 높은 수치다.

정기예금 특판 상품 경쟁도 치열하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연 최고 6% 이자를 제공하는 ‘웰뱅하자 정기적금’을 내일까지 총 1만좌 한정판매한다. KB저축은행 역시 지난 17일부터 연 최고 2% ‘KB e-plus’ 정기예금 특판을 진행 중이다.

■ 예·적금 고객이탈 막고 예대율 관리 위한 고육지책 / 중소형사 중심의 파격 금리경쟁 일어날듯

업계에서는 증시 열풍이 예금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특히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굵직한 공모주 청약에 투자하기 위해 저축은행 예·적금을 해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때문에 저축은행은 신규고객 유치를 통해 빠져나간 수신고를 다시 채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저축은행 관계자 A씨는 “저축은행에 자금이 파킹됐다가 투자 자금으로 금새 빠져나가다 보니, 업계 전반적으로 금리를 올려서 자금 이탈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저축은행 관계자 B씨는 “현재 예금금리 인상은 선제적인 예대율 관리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예대율 비율을 올해 110%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잔액 대비 대출금 비율을 뜻한다. 즉 예대율이 110%를 넘으면 예금에 비해 대출금이 많아져 은행 건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영업 등에 제한을 가하게 된다.

향후 대출 등 여신을 더 취급하기 위해서라도 수신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저축은행 관계자 B씨는 “결국 은행 여신 규모는 수신 규모에 비례한다”며, “코로나발 대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신고가 이를 받쳐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출 확대는 순이익 증가로도 연결된다. 따라서 실적을 위해 수신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저축은행업계는 코로나 대출 취급액이 급증하면서 상반기 순이익도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지난해보다 14.5%(864억원) 늘어난 6840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한편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경쟁은 중소형사들이 파격적인 금리 혜택을 내걸며 더 심화될 전망이다.

A씨는 “아무래도 네임밸류가 떨어지는 저축은행들은 금리 메리트를 더 주면서 고객을 유치하려고 한다”며, “대형사보다 금리 인상폭 조정도 더 자유롭다 보니 고금리를 내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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