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기존에 제시한 2024년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의 퇴장’ 시나리오는 추가적인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을 위해서 실업을 또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조슈아 크랩(Joshua Crabb) 로베코자산운용(이하 로베코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먼저 크랩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공약에 대해 ”주식은 법인세 감면, 규제 완화 등 기업 수익을 증대하는 정책이 포함돼 미국 주식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규제 완화와 인수합병(M&A) 승인에 대한 기대감으로 금융·에너지주가 상승했고 로버트 F.케네디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된 후 헬스케어 부문은 급락했다. 

이와 관련해 크랩 대표는 ”공화당이 대선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결과, 미국에서 세금 인하 같은 규제 완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성장으로 이어질 거란 기대감이 주식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주식은 고평가 상태지만 아직은 실적이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와중에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높은선까지 올라온 점은 부담으로 꼽았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크랩 대표는 ”미국의 매그니피센트7(M7) 기업이 상승한 밸류에이션만큼 실적을 내고 있고, M7이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해도 다른 기업이 실적 기대치를 채워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이 앞으로 높아진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둘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아시아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미국 증시와 비교해 저렴하고 시장이 기대치가 매우 낮다고 했다. 반면 미국 주식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으로 최고점 수준에 도달했다. 

크랩 대표는 ”동일 가중치 S&P500의 경우에도 현재 수준을 정당화하려면 실질 수익률이 하락해야 한다“며 ”유럽도 미국을 따라잡는 추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안으로는 중국, 인도, 아세안 시장을 지목했다. 중국 시장은 주가가 바닥에 도달하면 경기 부양책 등 정치적 움직임이 나와 다시 반등하는 점이 강점이라는 분석이다. 

아세안 시장은 가격 경쟁력을 통해 수출 성과가 나오며, 인구가 많아 내수시장도 성장세인 점을, 인도 시장은 장기 성장이 예상되고 최근 한차례 주가 조정으로 투자 기회가 열렸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밸류업이 막 시작된 단계여서 완성되기까지는 상당 시간 소요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밸류업 정책 시행은 이미 일본을 통해 시장에 긍정적이며 주주에게는 상당한 보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크랩 대표는 또 “한국 반도체 기업이 저평가 구간에 들었지만 전체 시장 상황을 살펴야 한다”며 “동일 업종 내에서도 수요가 쏠리며 그때그때 저평가 종목이 나타나 큰 그림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로베코운용은 1929년 설립된 네덜란드 1위 자산운용사로, 지난 9월 기준 총 운용자산(AUM)이 2273억달러(약 319조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