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기 긴장 지속…투자수익 방어 고심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3.00%로 인하했다. 보험업계는 금리인하기에 돌입해 내년 기준금리 인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수익 감소 대응에 나서는 한편 회계제도 관련 리스크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는 올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다. 보험업계에서는 내년 1~2월 중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투자수익 방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보험사는 주로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말 기준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잔액은 667조원으로 은행, 증권사 등 주요 11개 기관투자자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를 보였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투자수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금리 영향이 큰 채권은 금리가 낮아지면 평가손익이 증가한다.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이자가 낮아지기 때문에 장기적인 자산운용 수익은 하락하게 된다. 내년 금리인하가 이어지면 자산운용 수익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보험업계의 총 운용자산 중 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50.0%, 손해보험업계는 38.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상반기 보험업계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생보업계 3.2%, 손보업계 2.7%로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p 감소한 수치다. 보험업권의 운용자산이익률이 기준금리 대비 낮은 것은 고금리 환경이 장기간 지속된 가운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된 영향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 교체매매 등의 전략을 펼치며 투자실적이 개선됐으나 올해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대응해 포트폴리오 자산 비중을 재조정하고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처를 발굴하는 등 장기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보험업계는 최근 자본조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전성 개선을 위한 자본 확충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보험부채 할인율을 낮추면서 건전성 부담은 더욱 확대됐다.
보험사들은 최근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면서 건전성 악화 대응에 나섰다. 보험부채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부채 평가 규모가 커져 지급여력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또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만기가 긴 보험상품의 특성상 부채가 자산보다 더 늘게 돼 자본이 감소한다. 이는 지급여력비율(K-ICS)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p 하락할 경우 생보사 K-ICS 비율 25%p, 손보사의 경우 30%p가 악화된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금리가 하락하면 자산과 부채의 평가가격이 상승해 자본 감소로 이어진다"면서 "금리 인하기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K-ICS 비율이 낮은 보험사들은 선제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