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기자 입력 : 2024.11.26 08:22 ㅣ 수정 : 2024.11.26 09:33
DB손보, 3분기 해외 보험수익 5172억원…괌‧하와이 자연재해 기저효과 삼성화재 3407억원으로 전년 대비 45.1% 성장…현대해상도 27.7% 늘어 KB손보 3분기 해외사업장 보험수익 412억원…전년 대비 39.9% 줄어 "지속가능성장 위해 해외공략…원활한 진출 위해 당국 지원 확대돼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국내 상위 4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며 영토를 넓히는 가운데 DB손해보험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며 선두에 나서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들 4개 손보사의 올해 3분기 누적 해외 보험수익은 1조3455억원이다. DB손보는 이 가운데 38.1%를 차지했다.
DB손보는 올해 3분기까지 해외사업장에서 5172억원의 보험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해외 보험수익 5710억원의 90.6%에 해당하는 규모다. DB손보는 미국 괌,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 4곳에 지점을 두고 있으며 중국 베이징,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미얀마 양곤 등 3곳에 해외사무소를 두고 있다.
2015년 베트남 현지 시장점유율 3위인 손보사 PTI의 지분 37.3%를 인수하면서 베트남 보험시장 공략에 나선 DB손보는 올해 초 베트남 보험시장 점유율 9위 손보사 BSH의 지분 75%, 10위 손보사 VNI의 지분 75%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BSH와 VNI는 3분기 각각 1191억원과 1117억원의 누적 원수보험료를 거둬들였다.
DB손보는 미국 괌,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에서 일반보험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2개 주에 사업면허를 신청하는 등 수익성 중심의 일반보험 사업 진출을 모색 중이다.
DB손보 관계자는 "지난해 하와이 산불과 괌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기저효과에 올해 해외사업장 실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해외법인 경우 3분기 누적 4936억원의 보험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4610억원에 비해 7.07% 증가한 규모다. 삼성화재는 유럽(영국)과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 해외법인을 두고 각 국가에서 한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보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현대해상은 3분기 누적 2932억원의 해외 보험수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2538억원에 비해 27.7% 성장했다. 현대해상 일본지사는 도쿄와 오사카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화재‧배상‧상해 등 일반보험을 취급한다.
현대해상은 중국 시장도 공략 중이다. 2007년 현대재산보험중국유한공사를 설립하고 2020년 4월 레노버, 디디추싱 등과 함께 합자보험사로 현지 법인을 출범했다.
KB손보의 해외지점과 법인은 3분기 누적 412억원의 보험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685억원에 비해 39.9% 감소한 규모다.
보험사들이 해외시장에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포화된 국내 시장의 성장성 및 확장성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다. 다수의 국내 보험사가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그 규모는 미미한 상황이다.
오병국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 보고서를 통해 "국내 보험사의 해외사업 규모가 매우 미미해 보험업에서의 안정적인 수익창출과 비보험업에서의 다양한 수익원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오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해외 보험사업에 한정해 자금차입 목적제한을 완화하거나 자금차입 범위를 확대해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효율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하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보험사가 해외 자회사를 설립한 후 안정적인 초기 정착이 가능하도록 자산운용 지원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대다수 보험사가 해외진출 시 택하는 방법은 제조업 계열사의 현지 사업장이 있는 국가에 진출해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보험상품을 취급하는 것"이라며 "현지의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현지 금융당국의 규제 등 어려움이 많아 국내 금융당국의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본사의 해외 자회사 자산운용 지원 허용, 신규 진출 국가 인허가 문제 등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보험사의 해외사업장 실적이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