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4.11.22 00:55 ㅣ 수정 : 2024.11.22 07:02
취준생 3명 중 1명은 취업활동 중 성희롱 경험, 기업들은 대외이미지 악화에 고심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취업활동 중인 대학생들에 대한 성희롱 방지책 마련에 일본 기업들이 분주하다.
기업과 학생 간의 활발한 교류는 입사 후 회사생활 적응과 직무 미스매칭 방지에 유효하지만 자칫 성희롱 피해가 발생할 경우 기업 이미지는 물론 향후 신입사원 채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선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 예로 히타치제작소(日立製作所)는 취준생들이 재직자와 만날 경우 온라인 미팅을 기본으로 하고 대면이 필요하더라도 음주가 동반될 수 있는 음식점에서 만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시켰다.
미원으로 유명한 아지노모토(味の素)는 작년부터 인사팀이 마련한 재직자 미팅은 모두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있고 소니 그룹은 저녁 9시 이후의 면담과 식사 등을 모두 금지하였다.
스미토모상사(住友商事)는 재직자들의 취준생 미팅일정을 모두 사내에 공개토록 했고 베넷세(ベネッセコーポレーション)는 재직자가 취준생과 만날 경우 사전에 인사팀의 허가를 득하고 미팅 후에는 반드시 결과보고서를 제출토록 규정을 변경했다.
이외에도 재직자와 취준생이 1:1로 만나는 것을 금지하거나 재직자의 개인차량에 취준생을 태우는 것을 금지시키는 등 기업들은 성희롱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상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며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다.
한편 후생노동성이 올해 발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취업활동이나 인턴 참여 중에 1회 이상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30.1%에 달할 정도로 일본 직장인들의 성 인지성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직자나 채용담당자가 취준생에게 성적인 농담을 건네거나 개인적인 식사나 데이트를 요구하는 등의 피해사례는 이전부터 상당히 흔하게 보고되었지만 채용에 합격하기 전까지는 을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 학생들로서는 성희롱에 적극적으로 항의하거나 민원을 제기할 경우 취업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피해를 입더라도 함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다행히 주요 대기업들은 취준생들의 성희롱 피해 예방과 대외이미지 개선을 위해 서둘러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피해사례조차 집계되지 않는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비슷한 피해신고들이 잇따르고 있어 해외 취준생들도 취업활동 시에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보다 못한 후생노동성이 직접 법률을 개정하여 학생과 재직자가 면담을 진행할 경우에 대해 기업별로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하고 취준생 대상 상담창구를 설치할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취준생 우위의 수월한 취업시장임에도 그 이면을 잘 파악하고 접근하는 조심성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