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청탁 거부하니 해임…예가람저축은행 前 대표, 150억 사기대출 김기유 구속 탄원서 제출
당시 태광 실세 김기유 전 의장 대출 청탁 거부하자 해임
고려저축은행 대표가 예가람까지 겸임하며 부당 대출 실행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이 그룹 계열사 저축은행에 ‘150억원 사기대출’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해당 대출 청탁을 거부한 예가람저축은행 전임 대표가 해임된 사실이 드러났다.
11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김모 예가람저축은행 전 대표가 지난주 검찰에 '김기유 구속·엄벌 탄원서'를 제출했다.
김 전 대표는 탄원서에 “저축은행 재직 시절 김기유 최측근을 통해 대출 의뢰를 받은 적이 있는데, 적정성을 검토한 결과 도저히 취급 불가한 건이어서 거절한 적이 있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내쫓다시피 퇴사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의 주장은 태광그룹이 실시한 감사에서도 밝혀졌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김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12월 흥국자산운용 소속 K상무와 저녁 식사를 하던 중 W홀딩스 서모 대표가 합석해 굴착기 구입 자금 8억원을 대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K상무와 서 대표는 W홀딩스를 건설업 폐기물 처리 업체로 소개했고 김 전 대표는 다음달 담당 직원에게 해당 대출 건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 하지만 검토 결과 직원들은 건설중장비 담보 대출은 규정도 없고 사례도 없어 취급이 불가하다고 보고했고 김 전 대표는 K상무와 서 대표에게 각각 “대출이 어렵다”고 전달했다.
대출 청탁 거절은 해임으로 이어졌다. 3개월 만인 다음해 3월 2일 경영협의회 이모 인사실장이 김 전 예가람대표를 찾아가 인사평가 결과 D등급과 함께 해임을 통보하면서다.
해당 인사실장은 김기유 전 의장으로부터 김 전 대표가 조직관리 등에 문제가 많으니 인사평가 D등급과 해임을 통보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W홀딩스에 대한 대출은 고려저축은행에서 이뤄졌다. 내부 규정까지 개정해 지난해 3월 29일 W홀딩스에 굴착기 구입 자금 8억원을 대출해줬고, 당시 고려저축은행 이모 대표는 이틀 뒤 예가람저축은행 대표로 선임되며 두 저축은행 대표를 겸직했다.
이 대표는 계열사 두 저축은행 대표를 겸직한지 5개월 만에 김 전 의장 지시로 허위서류와 차명계좌 등을 동원해 예가람저축은행 1000억원, 고려저축은행 50억원 등 총 150억원 사기대출을 실행했다. 이 가운데 회수된 금액은 6억원에 불과하며 나머지 144억원은 손실 처리된 상태다. 이 대표는 현재 해당 혐의로 구속기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예가람저축은행 대표는 “150억 부당대출 건으로 이 대표는 구속됐는데 정작 악행의 최정점에 있는 김기유는 구속되지 않고 있다”며 “김기유에 대한 구속수사와 엄벌을 통해 저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