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기자 입력 : 2024.11.08 16:51 ㅣ 수정 : 2024.11.08 16:51
책 분해‧보수‧표지 접착 등 과정 거치며 아름다운 책 완성 예술 공방서 2년간 전문 기술 익히며 능력 인정받아 진출 예술제본가 필요성 올라가지만 낮은 보수 등 고려 필요
[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예술제본가는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을 분해한 다음 아름답게 꾸며서 전통 방식으로 제본하는 일을 한다.
우리나라에 예술제본가를 양성하는 정규 교육 기관은 없다. 대부분의 예술제본가들은 전문공방에서 전문 기술을 익히고, 작품 제작 능력을 인정받아 전문가로 거듭난다.
국내에 활동하는 예술제본가는 약 10여명 정도이다. 작품 활동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려운 부분이 있고, 예술 제본 분야가 양적으로 큰 팽창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므로 직업을 선택하는데 참고할 필요가 있다.
■ ‘예술제본가’가 하는 일은?
예술제본가는 오래된 책이나 종교 서적 등 보관할 가치가 있는 책을 전통 방식으로 보수하거나 복원하는 일을 한다. 책을 더 아름답게 꾸미는 일종의 ‘책문화 지킴이’인 셈이다.
제본 작업은 크게 여섯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책을 분해하고 보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다음 정리한 책 묶음을 프레스기라는 압축 기계에 넣고 압축하며 재단기로 모서리 부분을 고르게 자르는 작업을 한다. 그 후 책에 구멍을 뚫고, 구멍을 실로 꿰매는 작업을 한다. 이어 꿰맨 부분이 보이는 책 등을 둥글리고 책과 판지를 연결한다.
다음으로 책의 양 가장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비단실로 종이심을 감아서 엮는 자수꽃천 만들기를 한다. 그 후 책의 등과 표지를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사포로 가는 작업을 하면 기본적인 책의 형태가 완성된다. 가죽의 접는 부분을 얇게 갈아서 표지를 싸고, 마무리로 표지와 본문 사이에 면지를 붙이면 제본이 완료된다.
예술제본가는 한정판을 소장(所藏) 출판하거나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 옛날 책을 복원하는 일을 할 수도 있다.
■ ‘예술제본가’가 되는 법은?
예술제본가가 되기 위해서는 책이나 출판 전반에 대해 이해와 인문, 철학적 교양, 미적 감각, 손재주 등을 갖추고 있으면 좋다. 예술제본은 매우 어렵고 긴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므로 인내심이 요구된다.
아직까지 국내에 정규 교육기관이 있지는 않으며, 예술제본 전문공방에서 관련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초급과정에선 기초적인 제본방법과 중급과정에선 실제 기술적인 훈련을, 고급과정에선 본격적인 작품 만들기를 배울 수 있다.
예술제본가는 공방에서 최소 2년 이상 전문적인 기술을 익히고 작품 활동을 통해 능력을 인정 받아야 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다. 주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특별한 승진 체계는 없으며 자신의 실력이 곧 자격이자 면허라고 할 수 있다.
■ ‘예술제본가’의 현재와 미래는?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제본가는 약 10여 명 정도로 많은 편은 아니다. 임금은 경력에 따라 편차가 큰 편이며, 1~2년 정도 경력을 쌓아 예술제본가로 활동하는 경우 연봉 약 2000만원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 개인 소장을 목적으로 한권의 책을 주 문제작하는 개인들이 증가하고 있고, 도서관 등에서 책을 보수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취미로 관련 교육을 받는 학생들도 증가하면서 전문 인력 배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업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으며 작품 활동만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예술제본가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일자리가 증가해도 양적으로 큰 팽창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