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덕에 3분기도 '이상 무'…증권사 양극화 전망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증시가 심한 변동성과 거래 부진을 겪으며 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대형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해외주식 수수료가 늘면서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양극화 현상이 관측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 기관 이상 실적 추정치가 있는 대형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1조3048억원으로 추산된다. 전년 동기보다 33.5%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별로 보면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1184억원에서 2204억원으로 86% 증가해 개선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미래에셋증권(60.1%) △한국금융지주(39.4%) △삼성증권(29.3%)이 두 자릿수 증가세가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3분기 271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키움증권 2491억원으로 8.4%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KB증권도 이들 5곳의 3분기 연결 기준 합산 지배주주순이익이 1조2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8.2% 늘어 개선세가 뚜렷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3분기 코스피는 7.3%, 코스닥이 9.1% 하락하는 등 국내 증시가 약세를 벗어나지를 못했다. 특히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란 등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거래대금이 급감했다.
실제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의 올해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11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조176억원보다 21.30% 감소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이 주요국 시장 대비 부진한 흐름을 시현하고 있으며 거래대금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신에 해외주식 수수료가 불었다. 해외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1405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36.2% 증가해 국내 거래대금 부진을 만회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국내 거래대금 및 신용잔고 감소의 영향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관련 이익은 감소하겠지만 해외주식 수수료 증가를 통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기에 들어선 점도 수익성 방어를 뒷받침했다. 이로 인해 증권사 보유 채권에 대한 평가 이익 발생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뛰어 처분·상환이익과 평가이익, 채권이자 등으로 구성된 증권사 채권운용수익이 개선된다. 또 금리가 내리며 해외부동산 펀드의 손상차손 부담도 준다.
강 연구원은 “기업금융(IB) 및 기타 수수료 회복,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을 통해서도 트레이딩·상품 손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