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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금리 인하① 은행권

긴축 완화 축포는 아직..."대출금리 하락 체감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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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4.10.11 10:21 ㅣ 수정 : 2024.10.11 10:24

한국은행 기준금리 3.50%→3.25% 인하
“대출금리 내려가나” 시장 기대감 확대
긴축완화 기대감 채권금리에 이미 반영
가계부채 억제에 대출금리 하락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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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은행 본관.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한국은행이 물가 억제를 위해 3년 2개월 동안 이어온 긴축을 완화하면서 시장금리 하락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출시장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로 누적된 상환 부담이 점차 완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시장의 기준이 되는 금리가 내려갔으니 대출금리도 함께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차주들이 이번 한국은행의 긴축 완화 수혜를 직접 체감하긴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수개월 전부터 제기된 기준금리 인하 전망·기대가 시장금리에 선(先)반영돼 있는 데다, 강도 높은 가계대출 억제 정책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대출금리를 지금보다 더 내리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돼 있는 셈이다. 

 


물가 안정·경기 둔화에 긴축 완화 돌입...‘연 3.50% 기준금리’ 마침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연 3.2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연 0.50%에서 0.75%로 인상하며 시작된 긴축이 3년 2개월 만에 완화된 것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5월(0.75%→0.50%)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이 긴축 완화에 돌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물가 둔화가 지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전년동기 대비 1.6%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이 1%대를 기록한 건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는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61개 기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답변은 과반인 64명이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9월 기준금리 ‘빅컷(한 번에 0.50%p 인하)’ 단행과 9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를 반영한 것이다. 

 

또 내부 부진·경기 둔화 우려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 이자 부담을 낮춰 소비 확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2% 역성장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회의 전 보고서를 통해 “소비 역시 금리 인하를 필요로 한다”며 “내수 부양 차원에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면 11월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10월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 기준금리 인하했으니 대출금리도 내려가나...“이미 선반영, 규제도 영향”


 

시장의 최대 관심은 한국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느냐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시장의 기준이 되는 준거금리에 차주 신용도별로 매겨지는 가산금리를 더한 뒤 각종 우대금리를 빼 산정한다. 이 때 준거금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중앙은행 기준금리가 인하된 만큼 전체적인 대출금리 수준도 낮아지지 않겠냐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은행권에선 당장 눈에 띄는 대출금리 하락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중순부터 제기된 한국은행의 연내 긴축 완화 기대감이 금융시장에 이미 반영돼 있는 데다, 기준금리 인하폭(0.25%p)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현재 차주에 적용 중인 대출금리가 한국은행의 이달 기준금리 인하분을 대부분 반영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평균 연 3.22%로 전월(연 3.36%)보다 0.14%p 하락했다. 이미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인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연준과 한국은행의 실제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기 전부터 긴축 완화 기대감이 채권금리에 적용되고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가계부채 억제 움직임도 대출금리 하방 압력을 낮추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 수요 조절을 위해 가산금리 인상으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시장금리가 대내외적 요인으로 내려가고 있는 만큼 은행이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가산금리를 만지는 것이다. 이는 한국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고객들이 많이 체감하지 못했겠지만 대출금리가 내려갈 환경은 조성돼 있었다”면서 “가계대출이 워낙 빠르게 늘고 있는 게 금융 안정과 직결된 문제다보니 금리 조정은 불가피했다. 가계대출 안정화에 대한 지표가 확인돼야 대출금리도 시장금리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기준금리가 내려갔지만 채권금리는 오히려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준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불확실성과 중동 전쟁 우려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은행들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채권금리 반등까지 맞물릴 경우 대출금리가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단행 이후에도 채권시장은 강세 흐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최근 불거진 이란-이스라엘 전쟁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수시로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인 가운데 연준의 금리 인하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데다 한국은행의 수정경제 전망은 11월에 발표된다는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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