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펀드' 활성화 총력...공들이는 금투협·자산운용업계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연금 특화 상품 ‘디딤펀드’를 내놓은 가운데 이 펀드가 활성화하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어 주목된다.
디딤펀드가 나온 것은 국민 자산 증식에서 선순환을 가져오면서도,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것에 초점이 맞춰 추진됐다. 원금보장형 대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게 목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딤펀드가 지난달 25일 베일을 벗었다. 금융투자협회(금투협) 주도로 자산운용업계가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공들여 첫선을 보인 것이다. 25개 운용사 중 신규 펀드 출시는 15개사, 10개사는 기존 펀드를 조건에 맞게 재설정한 후 명칭에 ‘디딤’을 반영했다.
디딤펀드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도입된 자산배분형 펀드로,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한다. 특히 국민의 노후 자산 증식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밸런스펀드(BF)의 역할이 중요해 디딤펀드가 나왔다. 관건은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였다.
펀드 출시 10여일이 지났다. 금투업계는 디딤펀드 활성화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기존 펀드들과의 차별성,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으로 승인받지 않았단 한계점 등 부정적 이슈를 걷어내고 실질적 노후 준비를 돕는 디딤돌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취지다.
서유석 금투협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자산배분형 연금펀드를 업계공동브랜드 디딤펀드로 출시하는 등 금융투자를 통한 자산관리가 국민 투자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서 회장은 이달 7~11일까지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국제자산운용협회(IIFA) 연차총회에 참석해서도 디딤펀드 도입 현황 등을 소개할 만큼 활성화 의지가 강하다.
협회는 또 자산운용사별 디딤펀드 특징을 소개할 수 있는 릴레이 기자 간담회를 개최 중이다. 이는 각 운용사 디딤펀드 세부 정보와 운용 전략, 투자 철학 등을 홍보할 수 있는 동시에 디딤펀드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이해와 관심을 향상시키고 범국민적 노후 대비를 위한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함이다.
디딤펀드 활성화 위한 릴레이 간담회 첫 주자로 신한자산운용이 나섰다. 신한자산운용은 전일 해외주식과 국내채권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한 '신한디딤글로벌EMP펀드'가 연 물가상승률+3% 수준의 목표수익률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2022년 5월 출시된 '신한 TRF성장형OCIO솔루션'이 디딤펀드 요건에 맞춰 재구조화됐다. 현재 펀드 운용 규모는 약 50억원이다.
펀드의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50% 미만으로 낮아져 퇴직연금 적립금을 100% 투자할 수 있게 됐다. 펀드 위험등급도 기존 3등급에서 4등급으로 낮춰졌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연평균 5~7%의 장기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트러스톤 디딤 백년 50 EMP 자산 배분 펀드'를 소개했다. 특히 '전사적 자산배분 협의체'를 통해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투자를 강점으로 꼽았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2017년 6월 출시한 '트러스톤 백년대계 50 자산 배분 펀드'를 디딤 요건에 맞게 재구조화했다. 그러면서 운용 보수를 기존 연 0.4%에서 0.2%로 낮췄다.
이 펀드는 글로벌 주식과 글로벌 채권, 인컴 자산군 등 세 가지 유형에 분산 투자해 안정성을 높였다. 수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을 최대한도 50% 가까이 뒀다.
이 외에도 한국투자신탁운용,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 대신자산운용 등 총 18곳이 순차적으로 자사 펀드를 소개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디딤펀드의 설정액이 일주일간 약 10억원대에 그치는 등 초기 성적은 부진한 편이지만 금투업계가 활성화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펀드를 알린다면 퇴직연금 시장에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