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현물 이전 제도' 앞두고 퇴직연금 시장 경쟁 막판 총력전
[뉴스투데이=김지유 기자] 증권사들이 이달 시행되는 퇴직연금 현물 이전 제도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으로 고객 확보 총력전에 돌입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오는 15일 퇴직연금 현물 이전 제도 시행을 앞두고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해당 제도로 기존 퇴직연금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담당 금융사를 이전할 수 있게 돼 타사 고객 뺏기가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퇴직연금을 다른 금융사로 옮기려면 보유 상품을 현금화 해야 해 매도 과정에 수수료 부담의 번거로움이 있었다. 제도 후에는 고객들이 기존 포트폴리오 그대로 금융사만 옮길 수 있게 돼 타 금융사보다 고수익의 이미지를 가진 증권사로 관심이 몰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고객 확보를 위해 이달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고객을 대상으로 일임 운용 상품인 '개인연금랩'과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AI 기술을 기반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금은 그대로 미래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퇴직연금 현물 이전 상담 고객에게 3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 적립식 자동투자 서비스를 퇴직연금 계좌까지 확대해 고객들이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MY AI'라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통해 퇴직연금 자산 운용에 있어 더 적극적인 관리를 제공하며, 100만 원 이상 이전 고객 대상으로 경품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 이전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커피 쿠폰을 제공하고 1000만원 이상의 자산을 이전한 고객에게는 백화점 상품권 3만원권을 전원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IRP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현물 이전 정보를 등록하면 추첨을 통해 3000명에게 치킨 쿠폰을 제공하는 등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외에도 각 증권사는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컨설팅 서비스와 보고서를 발간하며 고객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연금목표 모니터링'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은퇴 시점에 달성하고자 하는 금액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맞춰 상품을 추천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394조 3000억 원에 이르렀다. 현재 퇴직연금 시장은 해당 파이를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가 각축전을 벌이며 나눠먹는 모양새다.
이중 증권사와 은행 간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업계는 ETF 상품군 확장 및 자산관리 서비스 보강을 통해 기존 고객들을 붙잡으려 하고 있으며 증권업계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과 실적배당형 상품을 확대해 은행의 고객을 빼앗으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은 금융사들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핵심 분야 중 하나"라며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각 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물 이전 제도는 동일한 연금 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IRP로만 이전할 수 있으며, 확정기여형(DC)은 DC로만 이전이 가능하다. 확정급여형(DB)은 이번 현물 이전 제도의 대상이 아니며, 이전하려는 금융사에 보유한 상품이 있어야만 이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