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기대했던 7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시장예상치에 정확히 부합하는 수준으로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이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큰 폭으로 내릴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미 상무부는 7월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고 30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에 모두 부합하는 상승률이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전월 대비 0.2% 각각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전문가 전망에 부합했으며, 전년 대비 상승률은 전망치(2.7%)를 밑돌았다.
물가의 최근 변화 흐름을 반영하는 전월 대비 상승률은 근원지수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0.1∼0.2% 범위에 머무르며 0.2%를 넘지 않았다.
이는 최근 3개월간 물가 흐름이 연준이 목표로 하는 연간 물가 상승률 2% 수준에 상당히 근접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PCE 가격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함께 연준이 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참조하는 경제지표다.
월가에서는 내심 7월 PCE 가격지수가 시장예상치보다 상승률이 더 둔화될 것을 기대했지만, 시장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나오면서 연준이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5%P 인하하는 빅컷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의 물가지표는 연준이 정한 연간 목표치를 밑도는 수준은 아니지만,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연준이 과감한 금리인하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물가증가율이 보다 확실하게 둔화되고 있고, 고용상황 등 다른 경제지표들은 더 나빠지고 있다는 데이터가 필요한데, 지금으로서는 경제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통상적인 수준인 0.25%P를 선택할 확률은 67.5%인 반면, 0.50%P 수준을 선택할 확률은 32.5%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도래했다”며 “(정책) 방향은 분명하며 인하 시기와 속도는 들어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전망, 그리고 위험 균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파월의 연설과 관련해서 연준이 고용 냉각 시 신속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준은 내달 17~18일 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정례회의 종료후 발표시점은 18일 오후2시, 한국시간으론 19일 새벽 3시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9월 FOMC 정례회의에 앞서 나오는 8월 고용보고서에 쏠리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가보다 경기 및 고용 흐름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훨씬 더 안좋은 7월 고용보고서 발표직후 주가급락을 경험했던 투자자들은 8월 고용보고서는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또다른 악재가 터져나올 가능성에 경계하는 모습이다.
한편 30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개장초 소폭 올라 120달러를 회복했다.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실적발표와 함께 6% 이상 급락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