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생‧손보 희비 엇갈려…생보사, 제3보험 부진에 방안마련 고심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8.23 08:02 ㅣ 수정 : 2024.08.23 08:02

상위 5개 손보사 상반기 순익 4조9292억원…삼성‧DB '1조 클럽'
3대 손보사 중 삼성생명만 순익 증가…한화‧교보 투자성적 부진
생보사, '손보업계 압도적 우위' 제3보험 시장서 고전…점유율 두 배 차이
생보업계 "인구구조 급변에 기존 상품 수요 줄어…제3보험 수익 확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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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또다시 '역대급' 실적을 새로 썼다. 반면 생명보험사들은 저조한 성적을 받아들며 희비가 엇갈렸다. 투자손익은 물론 보험손익에서도 부진을 기록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위 5개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는 모두 상반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들 5개사의 상반기 당기순익 총합은 4조929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3조9636억원에 비해 19.5% 증가한 규모다.

 

삼성화재와 DB손보는 각각 상반기 순익 규모 1조원을 넘어섰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순익(지배소유주 지분)은 1조3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132억원에 비해 8.2% 확대됐다. DB손보는 1조124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9122억원과 비교해 23.2% 성장했다.

 

현대해상은 8330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4970억원 대비 67.6%나 급증했다. KB손보는 같은 기간 순익 규모가 5252억원에서 5720억원으로 8.9% 늘었다.

 

메리츠화재는 상반기 9977억원의 순익을 달성하며 순익규모 기준 손보업계 3위에 올라섰다. 이는 전년 동기 8160억원에 비해 22% 확대된 규모다.

 

손보사들의 실적 개선에는 지난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꼽힌다. IFRS17은 계약기간 동안 계약서비스마진(CSM)을 점진적으로 수익으로 인식한다. CSM 확보에는 계약기간이 긴 장기보험이 유리한데 손보사들은 장기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며 실적을 개선했다.

 

반면 생보업계 상위 3개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는 삼성생명을 제외하면 모두 순익이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1조3685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9742억원에 비해 40.5% 급증한 규모다.

 

한화생명의 상반기 순익은 6673억원으로 전년 동기 8091억원 대비 17.5% 줄었다. 교보생명은 6720억원에서 5736억원으로 14.6% 감소했다.

 

삼성생명과 한화‧교보생명의 실적이 차이를 보인 것은 투자손익의 영향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보험손익이 8436억원에서 7094억원으로 16% 감소했으나 투자손익이 3565억원에서 9424억원으로 164.4%나 늘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자산 다변화를 통한 손익 제고 및 연결‧자회사 이익 호조로 전년 동기에 비해 투자손익이 대폭 개선됐다"고 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투자손익은 크게 줄었다. 한화생명은 상반기 2434억원의 투자손익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 4136억원에 비해 41.5% 감소한 것이다. 보험손익도 6230억원에서 5371억원으로 14.7% 하락했다.

 

교보생명의 투자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872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895억원으로 32.4% 축소됐다. 다만 교보생명의 경우 보험손익이 1841억원에서 3001억원으로 63% 늘었다.

 

투자손익 외에 제3보험 등 보장성보험 경쟁에서 손보사에 뒤처진 것도 생보사의 실적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제3보험은 질병‧재해로 인한 상해 또는 이를 원인으로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한다.

 

생보사는 그간 종신보험, 정기보험 등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저출생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망을 담보로 한 상품의 수요가 줄었고, 생보업계는 올해 들어 제3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경쟁에 나섰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질병보험 시장 점유율은 손보사 69.6%, 생보사 30.4%였다. 상해보험 점유율은 손보사 67%, 생보사 33%였다. 제3보험 시장에서 손보사의 점유율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손보사의 경우 그간 제3보험을 판매하며 쌓아온 경험통계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더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었던 반면 생보사는 이제 막 진출하기 시작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손보사의 경우 오랜 상품 판매를 기반으로 한 통계가 쌓여 있어 손해율 산정은 물론 상품 개발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제 제3보험에 힘을 주기 시작한 생보사가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구구조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종신보험 등 생보사가 주력해 온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며 "신규 가입 고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제3보험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생명보험 기초통계 관리 체계 개편, 상품 구조 개편 등 상품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제3보험 시장에서 손보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면 생보사의 점유율이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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