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계 카드사 '비용 줄이기'로 실적 개선…하반기에도 전략 지속
신한‧KB국민‧하나‧우리 상반기 순익 8356억원…전년 동기 대비 20.5%↑
판관비 축소‧무이자 할부 등 혜택 줄여…카드론 잔액 증가에 수익 확대
평균 연체율 1.34%로 3월말 대비 0.2%p 개선…우리카드는 0.27%p 악화
"하반기 조달부담 지속될 전망…비용 효율화‧대출취급 전략 지속될 것"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상반기 실적을 개선하면서 '비용 효율화' 효과를 봤지만 연체율 관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았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신한‧KB국민‧하나‧우리)의 상반기 당기순익 총합은 83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6644억원에 비해 20.5% 상승한 규모다.
각 사별로 보면 신한카드는 3793억원으로 전년 동기 3169억에 비해 19.7% 확대됐다. KB국민카드는 2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1929억 대비 32.6% 올랐으며 하나카드는 1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726억과 비교해 60.7%나 상승했다. 우리카드는 우리카드 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820억에 비해 2.4% 성장했다.
업황 부진에 따라 저조한 실적을 거뒀던 카드업계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견고한 실적을 거뒀다. 우리카드도 소폭이지만 순익이 확대됐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순익규모를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판매관리비 등 비용을 축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 무이자할부 축소 등 고객 혜택을 줄이고 대출상품 취급을 확대한 점도 수익 제고에 도움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다수의 카드사들은 고객에게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최대 3개월까지 제공하고 있다. 다만 신용카드 회원의 할부 이용 금액은 증가하고 있어 수수료 수익은 확대됐다. 올해 1분기 기준 지주계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은 5686억원으로 전년 동기 4547억원에 비해 25.0% 늘었다.
카드론 취급도 증가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들 4개사의 6월말 기준 카드론 취급액은 신한카드 8조517억원, KB국민카드 6조8060억원, 하나카드 2조7138억원, 우리카드 3조5356억원으로 총 21조107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20조4097억원에 비해 3.3% 증가한 규모다. 이 외에 지난해 조달비용 상승으로 순익이 감소한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
연체율은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건전성 문제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이들 4개사의 평균 연체율은 1.34%로 전분기 말 1.54%대비 0.20%포인트(p) 개선됐다. 각 사별로는 신한카드가 1.56%에서 1.44%로 0.12%p 낮아졌으며 KB국민카드는 1.31%에서 1.29%로 0.03%p, 하나카드는 1.94%에서 1.83%로 0.11%p 개선됐다. 다만 우리카드는 1.46%에서 1.73%로 0.27%p 악화됐다.
대체로 연체율이 개선됐으나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승 추세였던 연체율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것인지, 아니면 하향세로 돌아선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송충당금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손실로 인식돼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들 4개사가 올해 상반기 적립한 대손충당금 규모는 신한카드 4357억원, KB국민카드 4184억원, 우리카드 2350억원, 하나카드 1771억원으로 총 1조266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1조1377억원에 비해 11.3% 증가한 규모다.
이에 카드사들은 연체율 개선을 위해 대출채권 매각에 나서고 있다. 당연히 채권을 보유하고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는 것이 이득이나 연체된 부실채권을 매각해 건전성을 확보하고 순익 규모를 늘리는 것이다.
카드업계에서는 현재의 연체율 수준은 관리 가능하며 대손충당금도 충분히 적립해 손실흡수 능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현재 연체율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도 충분하다"면서 "연체율 추이를 모니터링하며 대출채권 매각 등을 통해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연체율이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감소한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비용 축소와 대출 취급 확대 등의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카드론의 경우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수요가 몰린 영향이 컸다"면서 "그 효과를 카드사가 보긴 했으나 연체율 등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중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예측이 많으나 당분간은 고금리가 지속돼 조달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용 효율화와 대출 취급 등의 전략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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