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의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가 2분기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장중 12% 이상 급락하며 210달러대까지 밀렸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개장초 전장보다 한때 12.85% 급락해 214.71달러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현지시간 23일 정규장을 마치고 공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255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가의 예상치(247억7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자동차 매출은 198억7800만달러로 7% 감소했다. 여기에는 8억9000만달러의 규제 크레딧이 포함돼 있는데, 이를 제외하면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 16.4%에서 2분기 14.6%로 하락했다.
특히 순이익은 14억7800만달러로 45%나 급감했고, 주당순이익(EPS)은 시장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52센트에 그치면서 실적악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실적발표에 앞서 배론즈는 “테슬라가 2분기 매출 245억달러, EPS 0.61달러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0.61달러 컨센서스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보기좋게 빗나간 것이다
반면 구겐하임은 실적발표전에 “테슬라의 2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운 수준이 될 것”이라며 “파는 게 낫다”며 매도의견을 제시했는데, 결과적으로 구겐하임의 예측이 가장 정확했던 셈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립서비스가 시장에서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발표 당시 8월8일 로보택시 공개를 예고하며, 주가를 깜짝 반등시켰다.
당시 테슬라는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12% 이상 뛰었고, 6월25일부터 7월10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주가가 오르면서 올해 까먹었던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2분기 실적발표후에 오는 10월10일 로보택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는데, 1분기 실적발표 때와 달리 이번에는 공개시점이 계속 미뤄질 수 있다는 의심과 함께 주가급락을 불러왔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2분기 실적악화가 판매 부진을 해결하고자 꺼내든 할인카드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의 실망스러운 2분기 실적발표와 달리, 일부 글로벌 IB들은 여전히 테슬라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내놔 주목을 끌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존 머피 애널리스트는 이익률은 실망스럽지만, 추가적인 성장동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테슬라의 2분기 실적발표에서는 자동차 사업의 매출총이익률이 실망스럽게 나타났지만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전기차 규제 크레딧 판매를 통한 수익성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 역시 “비록 테슬라의 이익률이 실망스럽게 나타났지만,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로보택시 등의 성장촉매제들은 여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니드햄의 크리스 피어스 애널리스트는 “규제 크레딧을 제외하면 자동차 사업의 매출총이익률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테슬라는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적 손실을 경험하고 있는 단계로, 투자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RBC의 톰 나라얀 역시 “규제 승인을 확보할 수 있는 회사의 능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골드만삭스는 메모에서 “2025년 상반기로 예정된 새로운 저가형 모델의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때까지 가격 인센티브가 마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