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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가 일하는 법(2)

한국마사회 정기환 회장, '혁신'을 위한 '다자간 공개 대화'를 성공시킨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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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빈 기자
입력 : 2024.07.24 15:19 ㅣ 수정 : 2024.07.24 15:23

정기환 회장, 아이스브레이킹과 솔직함으로 다자간 공개 대화의 부담감을 해소시켜
정기환의 솔직한 질문=수평적 조직문화 방법론, 동기부여 방안, 사행산업의 변화전략 등
직원 A씨, 상급자를 의식하면 나오기 어려운 위임전결 방향과 같은 '민감 질문'을 던져
직원 B씨, 번아웃 대처법과 같은 '프라이버시 질문'을 던질 정도로 개방적 소통을 시도
직원 C씨, MZ 세대의 관리자 기피 현상 해결책을 질문...정기환 회장이 직접 답변해

헨리 포드는 통조림 공장에서 영감을 얻어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소품종 대량생산시대를 열었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넘어오면서 소수인원이 팀을 구성해 작업하는 ‘워크 셀’이 대세가 됐습니다. 명품차 페라리는 한 명의 장인이 한 대의 차를 완성시키는 방식을 통해 생산됐습니다. 이처럼 걸작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탄생합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산업과 기업의 특징과 장점에 따라서 무궁무진하게 변형되는 추세입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법’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일하는 법’에 대한 뉴스투데이의 기획보도는 혁신을 갈망하는 기업과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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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지난 10일 과천 본사 문화공감홀에서 '제2회 CEO 핵심가치 토크콘서트'를 개최하고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한국마사회]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는 지난 10일 과천 본사 문화공감홀에서 '제2회 CEO 핵심가치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 토크 콘서트는 정기환 회장의 경영철학이 잘 반영된 행사이다.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최고경영자(CEO)인 정 회장과 임직원들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자리이다. '혁신 선도'라는 마사회의 핵심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다자간 공개 대화'를 선택한 것이다. 

 

이는 보기에 따라서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볼 수도 있다. 무거운 주제를 CEO와 임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어려움은 CEO가 먼저 아이스브레이킹을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해소됐다. 정 회장이 쉽지만 핵심을 담은 질의를 하고 전문가가 솔직한 답변을 했다. 임직원과 황 대표와의 질의응답도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초청된 강연자는 세바시에서 유명한 조직관리 전문가인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 황 대표의 '조직문화 혁신' 특강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이어 정 회장과 황 대표의 1대 1 대담이 진행됐고, 임직원의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정 회장은 황 대표와의 1대 1 대담에서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 질문으로 정 회장은 "공공기관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위해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이라고 물었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구글 등에서 시행하는 영어 이름 사용 등은 공공기관 특성상 적절하지 않고 실제로 구글의 경우 13개 직급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며 "수평적인 조직과 수평적인 조직문화는 다른 개념으로, 적극적인 소통 활성화로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영어 이름 사용은 한국의 공기업에서 수평적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황 대표의 조언인 셈이다. 형식적인 수평관계 형성보다는 직급 간의 거리를 허무는 소통의 활성화가 절실하다는 설명인 것이다.  이처럼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한 노력의 방향을 다자간 대화를 통해 공유하는 것 자체가 소통의 활성화라고 볼 수도 있다. 

 

정 회장은 이어 "구성원에게 효과적인 동기 부여를 위한 방안을 소개해준다면?"이라고 질문했고 황 대표는 이에 대해 "성공적인 조직을 위해서는 성과창출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며, spot 보상, peer 보상 등 성과에 대한 피드백을 빠른 주기로 하는 제도적 부분의 보완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변화 수용 관련'과 연계해 "사행산업 특성상 제약이 많은데,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이라고 물었다. 경마산업의 본질적 제약 요건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해결책에 대해 질의한 것이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실질적인 조직의 변화는 구성원들의 행동 변화로 마무리되며, Comfort Zone에서 Growth/Learning Zone으로 가기 위해 적극적인 변화 수용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서 지속적인 성과 창출을 위한 조직문화 혁신 방안에 대해 한국마사회 임직원들과 함께 논의했다.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 미래를 대비하는 조직문화 관리 방법', 'MZ세대와 관리자 직급 간 세대 차이 극복 방안' 등에 대한 주제를 두고 열띤 토의가 이어졌다.

 

먼저 마사회 직원 A씨는 '위임전결규정 등 조직의 의사결정 체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물었다. 상급자들을 의식하면 나오기 어려운 질문이었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의사결정 권한은 지속적으로 하부로 위임해야 하며,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사결정 권한을 하부로 위임해야 '혁신'이 가능해진다는 점을 임직원들이 공감한 것이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지속적인 회사생활로 번아웃이 온 경우 대처법은?"이라고 물었다. 민감한 프라이버시에 대한 질문을 던질 정도로 직원들이 개방적인 태도로 토크콘서트에 임하고 있는 모습니다. 황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정서적, 물리적 에너지 등을 확보해야 하며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번아웃을 극복할 수 있다. 번아웃으로 수면 장애 등 이상 징후가 발생할 경우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도움을 받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사회 직원 C씨는 "책임과 의무가 많아지는 관리자를 기피하는 경향의 해결책은?"이라고 질문을 던졌다. 마사회 조직 내 문제점을 솔직하게 제기한 것이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 "성과에 대한 보상 등 동기 부여가 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며. 회사 생활을 통해 단순히 경제적 안정을 얻는 것 외에도 업무를 통한 보람 및 자아실현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개인적 삶을 중시하는 MZ세대가 관리자를 기피하는 현상을 질문한 데 대해 CEO가 직접 답변한 것이다.  

 

정 회장은 토크콘서트를 마무리하며 "한국마사회가 미래를 대비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 임직원이 어떤 마음으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혁신을 추구할지와 구성원 간 얼마나 협력하고 소통하는지에 달렸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전 임직원이 함께 모여 조직의 현안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올해 50명의 신입사원 입사 이후 전 임직원이 함께 모이는 첫 행사였다. 현장에는 조직 내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활기찬 분위기가 감돌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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