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공개매수 경쟁 꿈틀…온라인 청약 갖추고 '주관 효과' 겨냥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7.23 08:28 ㅣ 수정 : 2024.07.23 08:28

하반기 공개매수 급증 예고, 증권사 새 먹거리 낙점
NH투자증권 온라인 청약 구축 첫 증권사 업계선도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도 구축 완료, 회사 '더 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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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온라인 청약 시스템 구축 움직임이 일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 공개매수 거래가 급증하는 가운데 오프라인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했던 증권사들이 온라인 청약 시스템 구축 움직임이 일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상장주식 공개매수 주관이 증권사 투자은행(IB) 부문의 좋은 수익 사업으로 자리잡으며 새 먹거리로 뜨고 있다. 증권사 주관 수수료는 그닥 높지 않으나, 비교적 낮은 업무 난이도로 인수금융 업무로의 확장과 기업 고객 확보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게다가 올해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가능성도 있는 만큼 향후 증권사들은 공개매수 시장 경쟁력 강화에 힘 줄 것이란 관측이다. 즉 공개매수 온라인 청약은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과 업무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에 해당 시스템을 갖추는 곳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공개매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공개매수 참여도를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총 19건의 공매매수 중 NH투자증권이 주관한 공개매수는 8건이었고, 올해 상반기 진행된 12건의 공개매수(추가 공개매수 포함) 중에서는 10건을 주관했다. 

 

그중에서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의 '패키지(인수금융·공개매수·상장폐지) 딜을 주관하며 공개매수 시장을 선도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이 패키지 딜은 당시 자본시장 최초로 추진된 역대 최대규모(1조8000억원)의 거래였다는 평가다. 

 

패키지 딜은 기존 기업금융 비즈니스의 자문 업무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형태다. 이 딜로 수수료뿐 아니라 공개매수를 주선한 뒤 M&A 주관이나 인수금융까지 확장하기 위해 고객사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NH투자증권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적절한 솔루션을 제안하고 IB 패키지 딜 플랫폼을 지원한 역량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결과 지난해 루트로닉 패키지 딜까지 200억원 이상의 추가 수임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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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공개매수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미지=freepik]

 

무엇보다 NH투자증권은 업계 최초로 공개매수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도입했다. 오프라인 청약만 가능한 시절에는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는 주식 공개매수 자체가 흔치 않아 주관사인 증권사가 온라인 시스템 개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영향이 크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증권사 최초로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출시했다. 홈페이지와 HTS(홈트레이딩시스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서도 투자자들이 청약에 참여할 수 있게 편의성을 증진시켰다.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 청약 방법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제가 없다. 다만 공개매수에 응하려는 주주에게 의무적으로 설명서를 교부해야 한단 절차는 있지만 이도 전자문서로 가능하다. 그런데도 기존 주식 공개매수는 반드시 증권사 영업점을 방문해야 했다.

 

증권사들이 온라인 시스템을 갖추면 청약률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돼 공개매수 주관으로 인한 효과를 크게 누려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에 최근 국내에서 활발하게 펼쳐지는 공개매수 시장을 겨냥해 하반기부터 영업에 적극 뛰어들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국내 공개매수 시장은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될 경우 온라인 시스템 가동 증권사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일반주주 보유 주식도 지배주주와 동일한 가격으로 매각할 권리를 갖는 제도다. 현재 정부가 일반주주보호 방안으로 제도 도입을 추진 중으로 도입 후 관련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 

 

NH투자증권 첫 도입 이후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공개매수 청약 시 활용하는 온라인 청약 시스템 구축을 상반기 완료했다. 공개매수 주관 증권사의 최대 장점은 확장성인 만큼 공개매수 청약 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른 증권사도 행렬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개매수 자체로 얻는 수수료 수익은 그리 크지 않지만 인수금융·상장폐지·지배구조 개편 등 추가적인 업무 수주가 가능하다. 기업고객 확보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다. 

 

공개매수는 기간·가격·수량 등 조건을 공시해 여러 주주로부터 주식을 장외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공개매수는 소수의 지배주주에게 귀속된 경영권 프리미엄을 일반주주와 공유한다는 취지가 있어 기본적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친화적인 정책이다.

 

올해는 헐값 합병이나 상장폐지가 늘며 소액주주들이 강제 현금청산 당하는 사례가 많다. 여기에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상장사의 상장폐지를 이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밸류업 도입 추진이 시작되자 이를 피하고자 대주주, 사모펀드 등이 저PBR(주당순자산가치) 종목을 상장폐지시켜 개인 투자자들이 되레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만 해도 △커넥트웨이브 △쌍용씨앤이 △티엘아이 △락앤락 △제이시스메디칼 △신성통상 등 6곳이 실시했다. 전년보다 2배 규모다.

 

이중 신성통상의 경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인한 압박이 늘어나면서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간 배당을 하지 않았던 신성통상은 투자자의 반발로 지난해 주당 5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따른 주주 환원 분위기가 대주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업계에서는 특정 대주주를 위한 이런 상장폐지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달리 증권사가 상장법인의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대주주의 공개매수를 주관하는 경우 매매 수수료 외에도 인수금융에 따른 수익도 거둘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개매수는 하반기에도 우후죽순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며 “공개매수를 고민하는 상장사라면 대주주가 주관사를 선정할 때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갖춘 증권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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