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밑' 조여오는 車보험 손해율…손보업계, 장마 대응 '안간힘'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7.03 08:22 ㅣ 수정 : 2024.07.03 08:22

대형 4사 車보험 1~5월 누계 손해율 평균 79.6%…적정손해율 눈앞
올해 예년보다 강수량 많을 것으로 예상돼 손해율 악화 전망
손보사, 침수위험 알림‧지자체 공조 등 피해예방 시스템 마련
업계 "최근 3년간 車보험료 인하돼 손해율 관리가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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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손해보험업계가 침수피해 등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상승세를 보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방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손보사 4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올해 1~5월 누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6%로 나타났다. 각 사별로는 현대해상이 81.2%로 가장 높았으며 KB손보 79.4%, 삼성화재 79.2%, DB손보 78.5% 순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80% 내외로 여겨진다. 적정손해율을 넘어가면 손보사가 자동차보험에서 그만큼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연말이 될수록 상승한다. 여름철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겨울철에는 폭설 등의 영향으로 사고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5월 손해율이 80%에 육박한 가운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손해율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여름철 공동주택 차량침수 위험요인 및 예방대책'에 따르면 강수량이 많아질수록 침수차량도 증가하지만 전국 단위 강수량보다는 서울‧경기의 강수량 추이와 더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여름철(6~9월) 강수량과 침수차량 발생대수를 비교한 결과 서울‧경기지역에 하루 8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린 날이 많았던 해애 침수차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기상청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 7~8월 예상 강수량 전망을 보면 서울‧경기지역은 7월에 평년 강수량(262~428㎜)보다 강수량이 많을 확률이 50%에 달한다. 또 최근 6개월간 전국 누적강수량이 평년보다 약 10% 증가하는 등 올해 전국적으로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올여름 자동차보험 침수차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커졌다.

 

손보업계는 차량 침수피해를 줄이고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비상대응체계를 마련하고 나섰다. 손보사들과 보험개발원,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는 지난달 집중호우, 태풍 등에 따른 차량 침수와 고속도로 내 2차 사고 위험에 처한 운전자에게 신속한 대피 안내를 제공하는 '긴급대피 알림 시스템'을 마련했다.

 

각 손보사들도 손해율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로 11년째 자동차보험 가입 고객의 침수피해 방지를 위해 '침수예방 비상팀'을 운영하고 있다. 비상팀은 집중호우로 인한 긴급상황 발생 시 고객 동의하에 관공서와 공조해 침수 위험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역할 및 위험지역 사전 침수예방 활동을 한다.

 

침수 전 사전 조치도 적극 시행하고 있다. 둔치 주차장 침수를 대비해 사전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콜센터에서는 기상 및 위험 상황을 수시로 고객들에게 안내한다. 주변 관공서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공조 체계도 구축해 지자체 내 상습 침수지역 사전 확인 및 도로정비 활동 강화를 요청한다.

 

KB손보는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혹서기 비상대응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손해 발생 정도에 따라 △사전준비 및 예방 단계 △초기관제 단계 △현장관제 단계 △비상캠프 단계로 체계를 세분화해 신속한 복구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다.

 

특히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의 고객에게 차량대피를 안내하고 침수 예상지역 순찰을 통해 확인된 위험차량은 긴급대피 알림 시스템에 등록한다는 계획이다. 또 재패지역 출동‧사고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지자체와 연계해 정보를 공유하는 동시에 확인된 정보사항을 고객에게 안내해 만일의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자연재해 비상대책조직 지속적으로 운영 중이다. 현대해상은 고장출동자와 연계해 차량대피 알림시스템을 활용한 침수 위험차량 사전 알림 서비스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출동자를 사전 편성해 침수 위험지역 순찰활동을 시행한 바 있다. 

 

아울러 침수사고 위험 지역에 침수인지시스템을 마련해 침수 사고를 예방한다. 현대해상은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사고 데이터 분석 연구를 통해 침수 사고 다발 지역을 선정하고 수위 인지 후 침수 위험을 사전에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설치‧운영하고 있다.

 

DB손보 역시 지난달 24일부터 집중호우 비상대비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156개소에 총 6703대를 수용할 수 있는 차량보관소를 확보하고 캐노피, 현수막, 고객안내문 등 45개 재난지원물품을 구비했다. 아울러 위험지역 차량대피알림을 시행해 고객의 차량 침수피해를 예방한다.

 

손보업계는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된 만큼 하반기 손해율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장마기간에는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전 피해예방을 통해 손해율을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한 대형손보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올해 겨울철 폭설이 내리지도 않았고 3~5월에는 손해율이 상승할 만한 계절적 요인도 없었다"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이뤄진 자동차보험료 인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인하로 손해율 관리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사고 침수피해 등 자연재해에 따른 사고를 방지해 손해율 방어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계절적 요인이 손해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특히 고가의 차량이 많은 서울‧경기권의 침수피해가 많으면 손해율은 더욱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보험료 인하, 장마, 휴가철 이동량 증가 등 손해율이 악화될 요인이 많아 손해율 방어가 자동차보험 실적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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