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당업계, 밀가루 이어 설탕도 가격 낮춘다...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동참
[뉴스투데이=서민지 기자] 식품 업계가 설탕 제품 가격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국제 원당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자 정부의 가격 협조 요청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격 인하 대상은 기업 간 거래(B2B) 제품으로, 아이스크림과 빵 등의 품목도 동참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제당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이날부터 개별 거래처와 협상해 대형 식품 제조사 등과 거래하는 B2B 설탕 제품 가격을 인하한다. 인하율은 거래처별로 다르지만 평균 4%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판매용(B2C) 제품은 포함되지 않는다.
삼양사도 이날부터 B2B 하얀 설탕과 갈색 설탕 제품을 4% 가량 인하할 예정이다. 대한제당도 B2B 제품 가격을 낮추는데, 인하 폭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경쟁사와 비슷하게 4%대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당 업계의 설탕 가격 조정은 정부의 요청이 크게 작용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5일 대한제당 인천 제당공장을 방문해 "원당 국제 가격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제 가격 하락분이 국내 제품에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한제당은 "지난해 국제 원당 가격 상승 영향으로 고가에 구매한 물량이 아직 소진되지 않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으나 정부 압박에 백기를 들었다.
또 실제 국제 가격이 하락해 업계도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원당 국제 가격은 지난해 11월 27.9센트(한화 390원)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 달 19일 기준 18.9센트(262원)까지 떨어졌다.
업계는 제당 업체들의 가격 인하 조치에 따라 설탕이 들어가는 식품 가격도 덩달아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설탕 가격이 오르자 '돼지바'와 '메로나', '바밤바' 등 국내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은 5년 전과 비교해 30∼88%까지 급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하고자 설탕 가격을 낮춘 것"이라며 "기업에 제공하는 B2B 제품인 만큼 설탕을 활용하는 빙과류나 제빵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