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끌고 비은행 밀고...KB금융, 2분기부터 ‘실적 회복’ 시동

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6.26 08:00 ㅣ 수정 : 2024.06.26 08:00

1분기 홍콩H ELS 배상 여파 순익 급감
일회성 비용 해소에 2분기 실적 기지개
비은행 계열사 약진...그룹 성장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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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KB금융그룹이 올 1분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일회성 비용 영향을 털어내고 2분기부터 실적 회복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은행 계열사의 수익성 제고 뿐 아니라 증권과 보험, 카드 등 비(非)은행 계열사가 약진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1조4574억원으로 추산된다.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던 전년동기(1조4991억원) 대비 2.8% 적지만 전분기(1조491억원)보다는 38.1% 증가한 수준이다. 

 

KB금융은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1조5087억원) 대비 30.5% 빠진 바 있다. 홍콩H지수 ELS 원금 손실 고객에 대한 배상금 지급을 위해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선(先)반영했기 때문이다. 다만 충당부채 반영 전 순이익은 거의 2조원에 근접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 KB금융의 2분기 실적 회복을 점치는 이유는 홍콩H지수 ELS 관련 일회성 비용 영향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홍콩H지수가 반등으로 투자자 손실폭이 조금이나 줄어들면서 충당부채 일부를 환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팀장은 KB금융 분석 보고서에서 “홍콩H지수 ELS 고객 보상 비용은 자체 버퍼(buffer)를 감안한 상당치 보수적인 수치”라며 “추후 일부가 환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타행들과 달리 한화오션 충당금 1300억원도 아직 환입하지 않고 있어 2분기 이후 실적 개선 본격화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특히 KB금융 계열사들의 영업 실적을 고려했을 때 2분기 이후에도 긍정적인 이익 지표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대 계열사인 은행과 함께 그룹을 떠받치고 있는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높게 평가하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KB국민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홍콩H지수 ELS 여파로 전년동기(9315억원) 대비 58.2% 급감한 3895억원에 머물렀다. 다만 같은 기간 KB증권(40.8%)과 KB손해보험(15.1%), KB국민카드(69.6%) 등의 계열사 당기순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하면서 그룹 실적 충격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비은행 계열사 성장성 제고는 주요 금융그룹들의 공통 과제다. 은행 계열사 의존도가 과도하게 클 경우 시장금리 등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라 그룹 전체 실적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은행과 비은행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구조가 구축돼야 한다. 

 

KB금융은 업권에서도 은행-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균형이 비교적 잘 맞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연간 실적 기준으로 보면 KB금융 당기순이익 4조6319억원 중 국민은행(3조2615억원)이 차지한 비중은 70.4%로 집계됐다. KB금융은 중장기적으로 은행과 비은행 비중을 각각 6:4 수준으로 맞춘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1분기 은행 실적은 일회성 영향으로 부진했지만 비은행 부문이 역할을 해줬다는 평가가 있다”며 “하반기에도 비은행 부문이 지속 성장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은행-비은행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 있는 성장’을 핵심 경영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양 회장은 “은행 뿐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선두권 도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투자운용, 자산관리(WM), 보험, 글로벌 4대 영역에서도 고객과 시장의 신뢰 또한 한층 높여나갈 것”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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