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NH투자증권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6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발표한 성명문에 ‘암묵적 인하 신호’가 담겼다고 평가했다. 물가 등의 지표를 고려했을 때 당장 인하에 나서긴 어렵지만 이르면 8월 중 긴축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보고서에서 “당사 예상대로 6월 회의에서 BoE는 기준금리를 연 5.25%로 동결했다”며 “이번 주 발표된 5월 물가는 예상치에 부합했고 임금 상승률은 두 달 연속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6월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BOE가 이번 통화정책위원회에서 발표한 성명문 중 ‘8월 경제 전망의 일환으로 위원들은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 고물가 지속성 리스크가 어떻게 변했는지 판단하겠다’고 문구를 수정한 데 주목했다. 특히 ‘모든 데이터’에 향후 통화정책을 예상할 단서가 있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이번 의사록에는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한 위원들을 특별하게 두 진영으로 나뉘었다”며 “한 그룹은 고물가 지속성이 완화되고 있다는 단서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다른 그룹은 동결과 인하 결정이 박빙이었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자는 일회적이거나 변동성이 높은 품목들이 최근 서비스 물가 상승을 야기했다고 판단했고, 4월 임금 서프라이즈의 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거론했다. 중기적 물가 안정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지는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며 “성명문에 추가된 ‘모든 데이터’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 임금 상승률 수치만큼 맥락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유럽중앙은행(ECB), 캐나다중앙은행(BoC), 스위스중앙은행(SNB) 등 금리 인하를 단행한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특징은 현재 물가보다도 중기적 물가 전망치를 중시한다는 것”이라며 “BoE도 물가에 대한 맥락과 전망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합류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암묵적 인하 소수의견’을 낸 진영을 감안하면 수정 경제 전망이 발표되는 8월 첫 인하 단행을 전망한다”며 “채권시장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하 베팅이 확대되며 전일 2년, 10년 영국 금리는 각각 2.86bp, 1.26bp 하락한 4.126%, 4.056%로 마감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