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신용등급 하향 조정…2위사 OK저축은행도 강등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5.29 08:40 ㅣ 수정 : 2024.05.29 10:42

한기평, OK저축은행 신용등급 'BBB+(부정적)'→'BBB(안정적)' 하향 조정
부동산PF 리스크에 신용등급 강등…NIM 하락‧대손비용 부담까지 확대
페퍼‧바로도 신용등급 내려…부동산PF 리스크·대손충당금 확대 등 영향
OK저축銀 "대주주 지원 가능성 반영 안 돼…충분한 대응 여력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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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로 재무건전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부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부동산PF 리스크는 그간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도 신용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29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27일 OK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기존'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2021년 등급을 BBB+로 상향한 지 약 3년 만이다. 한기평은 △부동산PF 관련 리스크가 재무건전성 유지에 부담 요인인 점 △NIM 하락과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된 점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의 올해 3월말 기준 부동산PF 관련 대출 규모는 2조353억원이다. 이는 총대출의 17.3%, 자기자본 대비로는 134.7% 수준이다. 이 가운데 본PF 대출은 9498억원, 브릿지론은 1조855억원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더 큰 브릿지론 비중이 더 높은 것이다.

 

브릿지론은 부동산 경기가 저하되면 사업지연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더 크고 부동산 경기 연착률을 위한 정부정책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은 더 적다. 본PF 대출은 시공사가 대부분 중소형 건설사로 구성돼 있고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 비중이 약 40%로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준공리스크와 분양리스크다 크다.

 

3월말 OK저축은행의 부동산PF 관련 대출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83.1%로 2022년말 72.2%에 비해 10.9%포인트(p)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2%에서 20.2%로 17%p, 연체율은 3.9%에서 19.0%로 15.7%p 올랐다.

 

한기평 관계자는 "당분간 부동산 경기 저하세가 지속되면서 건전성 하방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부동산PF 관련 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 영향으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달 13일 발표된 '부동산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정책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가 강화되고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의 경우 재구조화 및 정리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OK저축은행은 부동산PF 대출 외에 수익성 저하도 마주했다. OK저축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2.4%로 우수한 수준을 보였으나 2022년 1.1%, 지난해에는 0.5%로 급격히 하락했다. 2022년에는 대출금리가 높은 개인신용대출 비중이 줄면서 운용금리가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운용금리가 소폭 올랐으나 조달금리가 상승하면서 NIM 하락세가 지속됐다.

 

또 2022년 자산건전성이 저하되면서 대손비용이 크게 늘기도 했다. 2023년에는 대손비용이 줄었으나 대출채권처분손실이 늘어 수익성이 줄었다.

 

이 같은 수익성 축소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조달금리 상승 부담은 줄었지만 대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대손비용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부동산PF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대손비용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부실채권 매각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OK저축은행은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대주주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았으며 시장 상황 변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해당 신용등급 평가는 대주주의 지원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며 "충분한 재무여력을 보유한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하면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충분한 대응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금리 지속, 부동산 경기 위축 등에 따라 비우호적인 대외환경이 지속되며 업권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며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시장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등 관리체계를 정교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PF 대출의 영향을 받은 건 OK저축은행뿐만이 아니다. 페퍼‧바로저축은행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15일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한 바 있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부동산PF 대출 규모가 작으나 지난해 보수적인 영업 기조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영향이 컸다. 바로저축은행의 경우 한기평이 지난달 5일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강등했다.

 

다만 저축은행업계는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어 건전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업권 내에서 부동산PF 대출, 가계대출 등에 대한 충당금을 충분히 쌓고 있다"면서 "거시경제 측면에서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강화된 당국의 규제에 맞춰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어 건전성 리스크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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