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아시아 인재 포함 해외인력 최대 80% 목표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기업 퍼스트 리테일링(ファーストリテイリング)이 2030년까지 전 세계 관리직 중 외국인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임원 중 외국인 비율도 40%까지 확대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 아시아의 주요 대학들과 연계하여 관리직 후보로 성장할 신입사원과 경력직들도 다수 채용하기 시작했다.
해외진출에 적극적인 일본 기업들은 이미 많고 후지필름 홀딩스와 히타치제작소처럼 임원과 관리직에 외국인을 등용시키기 시작한 대기업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지만 퍼스트 리테일링만큼 적극적인 목표를 세운 기업은 드문 탓에 일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퍼스트 리테일링은 경영전략을 담당하는 본사 기능을 일본과 미국에 두고 점포확장부터 상품개발, 원자재조달, 디지털화 등을 종합적으로 컨트롤하고 있다. 작년 8월 말 시점으로 관리직 인원은 총 2144명이었으며 이 중 외국인 비중은 56%, 전체 임원 중 외국인 비중은 19%에 달했다.
다른 일본 기업들과 비교한다면 충분히 많은 외국인 임직원들을 고용하고 있음에도 더욱 적극적인 발굴 및 육성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도와 베트남의 6개 대학과 연계하여 IT학위 또는 MBA를 취득한 현지 전문인재들을 작년에만 70명가량 채용하였고 2019년부터 해외대학생 대상 일본초청 인턴십을 개시한 결과 2023년 퍼스트 리테일링 신입사원 1100명 중 절반이 넘는 700여명이 해외인재로 채워졌다.
또한 입사 후에는 일본 기업 특유의 세밀한 지원을 통해 정착률을 높이는 한편 조건만 만족한다면 국가와 부서에 상관없이 순환근무가 가능한 사내 공모제도도 코로나가 잠잠해진 작년부터 재개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일본의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저하되고 엔저까지 겹치면서 우수한 해외인재들이 일본 취업을 경원시 하자 작년 10월에는 중국에서 최대 40%의 급여인상을 단행했고 작년 일본 신입사원 초봉도 월 30만 엔으로 파격 인상했다.
야나이 타다시(柳井 正) 회장 겸 사장 역시 ‘우수하다면 10억 엔의 연봉도 아깝지 않다’며 인재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작년 유니클로 매출 2조 7600억 엔 중 해외사업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긴 점도 결코 무관하진 않을 것이다.
다만 일본 기업 전체를 놓고 보면 외국인 관리직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기업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네드(プロネッド)에 의하면 매출 5000억 엔 이상 상장기업 중 외국인 임원을 1명 이상 둔 기업은 2022년 기준 29%에 불과했다.
여기에 OECD가 작년에 발표한 전문직들이 일하기 매력적인 국가 랭킹에서 일본은 주요 38개국 중 중하위에 해당하는 22위를 기록하여 과거의 명성이 무색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