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3일 오전 올해 상반기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2월 이후 11번째 연속 동결이다.

올해 상반기 마지막 금통위 동결 결정으로 기준금리 인하 논의는 하반기로 미뤄지게 됐다.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는 물가가 아직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자칫 무리하게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뿐 아니라 환율·가계부채 상승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올해 2월 3.1%, 3월 3.1%에서 4월 2.9%로 소폭 하락했다. 다만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보다 여전히 높다. 특히 과일을 비롯한 농축수산물이 10.6%나 급등해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둔화흐름을 보이던 가계부채도 다시 상승세를 보여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했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4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각각 1조9000억원, 4조9000억원씩 줄어들며 2개월 연속 감소하다 4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반전됐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도 이번 동결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최근 연준 위원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표가 충분히 진전되지 않았다며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을 얻기까지 기간이 더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달 30일부터 5월 1일 열린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내용을 담은 의사록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적으로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의 시간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연준보다 금리를 먼저 내리긴 부담이다. 현재 2%포인트까지 벌어진 한·미 금리 역전 차가 더 확대되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다시 부추길 수 있고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도 커지기 때문이다.

한편, 한은은 이날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0%에서 2.50%로 상향했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기존 전망치 2.6%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