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ESG 금융포럼 2024⑨] 빈기범 명지대 교수 “정부 규제나 압박 아닌 금융기관에 의한 ESG와 밸류업 이뤄져야”

임재인 기자 입력 : 2024.05.22 16:39 ㅣ 수정 : 2024.05.22 16:39

금융 기능 중 기본적인 역할인 신생벤처기업 발굴…주력해야만
한국 금융업은 GDP의 7%를 넘지않아…높으면 국가 부도가 나기 쉬워
ELS, 자본의 여유자와 부족자 간 중개기능 전무한 금융상품
금융의 기능 중 기본 기능인 중개 기능에 충실할 것을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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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임재인 기자] 국내 금융산업이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본연의 역할인 중개 기능에 충실해야하는 한편, 정책자금의 단순 통로로서 소극적 역할에서 벗어나 ESG와 같은 비재무적 가치와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 등 재무적 가치를 함께 추구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22일 뉴스투데이가 ‘밸류업과 ESG, 금융산업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대한민국 ESG포럼 2024’에 주제 발표자로 참석해 이같은 의견을 냈다.

 

이날 빈 교수는 ‘금융산업의 의의와 장기적 지향점’을 주제로 △금융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금융 실패 사례 △한국 금융산업 미래를 위한 제언 등을 발표했다.

 

빈 교수는 금융업의 중개 기능을 크게 자본투입, 신생벤처기업 발굴, 감시 등 3가지로 정의했다.

 

우선 여유자본을 집결해 생산 부문에 투입하는 중개 기능이 있다고 봤다. 특히 수익성 높은 사업, 투자, 기업으로 자본을 투하해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투자자(예금자)를 대리해 감시하는 것이 기본적인 중개 기능이라고 볼 수 있겠다.

 

금융 중개기능의 기본적인 역할중 하나가 신생벤처기업 발굴과 투자‧육성이다. 신생벤처기업들에 대해서 자본을 공급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역할이라는 주장이다. 

 

신생 벤처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해서 기업 자체가 미래 성장 동력 또는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되는 것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은행의 감시자 기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빈 교수는 서비스업의 일종인 금융업이 전체 GDP의 7%를 넘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편이고 영국도 15%, 미국도 10% 이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업의 부가가치는 작은 편이며 자체만의 창출가치는 낮다”며 “금융위기가 오면 부도가 쉽게 나기 때문에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등 이들 국가처럼 금융업의 비중이 높은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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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22일 열린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금융 실패 사례로는 △주가연계증권(ELS) △부동산 투기용 자금 공급 △핀테크 결제시장 국가 경쟁력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을 들었다.

 

빈 교수는 ELS가 금융 중계 기능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실패했다고 봤다. 금융상품이라면 자금 여유자와 부족자 간 중개 기능이 있어야 하는데 자본의 여유자와 여유자 간의 게임이 중개될 뿐 해당 기능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부동산의 투기 자금을 공급했다는 점에서 실패 사례라고 예를 들었다. 여전히 주택담보대출 규모와 비중에서 가계대출이 40% 정도 차지하고 있고 이는 상당한 비중이라는 해석이다. 

 

금융기관이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가계신용의 상승을 부르고 다시 가계신용의 상승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다음으로 정부가 핀테크 결제시장을 초기에 외면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점에서 실패했다고 봤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저성장 평가)도 이러한 저성장이 극복이 될 때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빈 교수는 “정부가 초기에 핀테크 결제시장을 무시하고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만 집착했다”며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제도의 뒤늦은 시행이 뼈아픈 실책이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금융업이 데이터 사이언스, 정보의 부족과 함께 AI분야에 있어 선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한계점으로 꼽았다.

 

은행이 과도하게 정부보증 대출이 많아 사실상 데이터 분석에 유효하게 카운팅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의 금융권 앱들이 토스, 네이버 페이 등에 비해 속도나 편의성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발전이 상당히 늦어지고 있는 양상이라고 봤다.

 

또한 빈 교수는 “자본시장내 기관과 투자자의 역할은 상당히 절대적이다”라며 “이 기관과 투자자가 바로 비재무적 가치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추구하거나 재무적 가치인 기업 가치 극대화를 위한 주주권 행사를 해 밸류업을 꾀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빈 교수는 "정부의 규제나 압박이 아닌, 시장 규율을 구체적으로 행하는 금융기관에 의한 ESG와 밸류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시장이 자기주도적으로 재무적인 가치와 비재무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차원에서 기관과 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빈 교수는 "금융 중개기능에 사전적인 구조조정과 사후적인 구조조정이 다 들어간다"며 "앞서 정부 주도로 기업 구조조정을 해왔지만 보다 더 자유롭게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뉴스투데이와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 공동주최로 개최됐다. 이날 빈 교수를 비롯해 황창기 한국거래소 밸류업제도 팀장이 ‘기업가치제고 계획 가이드라인과 기업지배구조’,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초안, 향후의 쟁점과 과제’에 대해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주제발표 이후 진행되는 종합토론은 정삼영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사회로 주제발표자와 함께 ESG 평가 및 투자자문가인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참여해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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