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641)] 물가에 허덕이는 서민들 뒤에서 실적잔치 벌이는 일본 기업들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5.09 02:03 ㅣ 수정 : 2024.05.09 02:03

내수회복, 엔저, 가격인상, 외국인관광객 증가 등으로 대다수 기업들이 실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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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경제신문이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에 상장된 173개 기업의 2023년 결산실적을 조사한 결과, 69%의 기업들이 전년 대비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답해 2022년(73%)에 이어 사상 최고의 호황세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들 기업의 순이익 합계치는 전년 대비 27% 급증한 11조 7505억 엔으로 아직 결산자료를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까지 포함하면 총 순이익 증가율은 16%로 예상되어 3년 연속 최고이익을 갱신할 가능성이 다분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부터 이어진 거리두기와 반도체 부족과 같은 제약들이 사라지면서 철도와 항공운수, 식품, 기계 등의 폭 넓은 업종에서 매출과 이익 증가가 뚜렷했다.

 

수도권 교통망을 담당하는 JR동일본, JR서일본, JR도카이 3사의 순이익은 2022년 대비 70% 증가하였는데 JR도카이 측은 올해도 매출과 이익 증가 기세는 둔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측을 내놨다.

 

여기에 역대급 엔저를 바탕으로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큰 폭 증가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를 바탕으로 2023년 평균 환율은 2022년 대비 9엔 오른 1달러 145엔을 기록해 약 34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덕분에 기업들은 동일한 매출로도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심지어 올해는 이보다 높은 150엔 중후반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된 또 다른 이유라면 예상과 달리 내수시장에서 가격인상이 국민들에게 먹혀들었다는 점이다.

 

물가인상 초기만 하더라도 30년 넘게 정체되었던 가격들이 일제히 오른다면 소비자들에게 큰 거부감과 매출하락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미쓰비시전기의 경우 가정용과 업무용 공조기기의 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도 순이익 역시 1160억 엔 증가한 결산자료를 발표하였다.

 

건설기계로 유명한 고마츠(コマ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고 이익을 달성하면서 ‘북미와 중남미의 인플레이션에 비례해서 계속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고 전 세계 간장매출 1위를 기록 중인 기꼬만(キッコーマン)도 해외를 타겟으로 한 가격인상과 마케팅 전략에 성공하면서 11년 연속 최고 이익을 경신했다.

 

기업들의 실적잔치 요인은 아직도 남아있다. 넘쳐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일본 정부 관광국(JNTO)의 발표자료에 의하면 올해 3월 방일 외국인 수는 과거 최다를 기록했고 객단가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실제로 일본 양대 항공사 중 하나인 ANA홀딩스는 국제선 매출이 70% 급증하고 자회사를 포함한 순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코로나 부진을 완전히 회복했고 도쿄 디즈니랜즈의 2023년 입장객 349만 명 중 외국인 비중은 과거 최다인 12.7%를 기록했다.

 

다만 현 상황을 두고 닛세이 기초연구소는 제품과 서비스에 가격 전가가 가능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면서 내년 결산에서는 이러한 기업들의 경영노하우가 더욱 큰 실적차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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