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4.11 01:16 ㅣ 수정 : 2024.04.11 18:04
계속되는 인력부족과 채용난에 퇴사자는 배신자 아닌 친숙한 경력자로 탈바꿈 중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대형취업포털 리크루트는 자사 서비스 Alumy의 등록자 수가 전년 대비 4배, 이용기업 수는 3배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Alumy는 기업 측이 퇴직자에게 연락하여 각종 기업소식을 전달하고 재입사를 권유할 수 있는 채용대행 서비스로 재작년 1월부터 시작되었다.
해외에서는 재고용을 염두에 둔 알룸나이(Alumni) 네트워크가 보편화되어 있지만 일본에서는 퇴직자를 관리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던 탓에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Alumy는 기업 측의 의뢰를 받아 이메일과 전화, SNS 등을 통해 퇴사자에게 연락하고 동의를 얻은 후 필수 정보를 등록하고 관리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서비스 이용자체는 무료지만 재고용이 성사된다면 복귀자 연봉의 20%를 의뢰기업 측이 성공보수로 지불하는 방식이다.
기업 측은 퇴사자에게 재입사를 권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퇴직이유를 확인하고 분석할 수도 있어 다른 종업원들의 이직방지나 부업 추진 등을 검토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반대로 퇴사자는 이직 후에도 원래 근무하였던 기업의 현황과 채용동향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다른 퇴사자들과 교류하며 앞으로의 경력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리크루트 측은 Alumy의 등록자 수를 비공개로 하고 있지만 적어도 수천 명 단위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일본우체국(日本郵政)이나 중부전력(中部電力)과 같은 주요 대기업들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향후 2~3년간 이용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런 대행서비스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퇴사자들에게 연락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지노모토AGF(味の素AGF)는 한 번 퇴사한 직원을 재고용할 수 있는 ‘컴백채용제도’를 도입했다. 대상은 육아나 간병, 배우자의 전근, 타 기업 이직 등을 이유로 퇴사한 근속연수 1년 이상의 정규직이며 퇴사 후에 얻은 경험과 지식을 자사에 복귀하여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JR서일본 역시 과거 근무경험이 있는 정규직을 다시 고용하는 컴백채용을 상시 운영하겠다고 작년 7월 발표했다. 이를 위한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하였고 재입사를 희망할 경우에는 서류심사와 필기, 면접시험 등을 동일하게 거쳐야 하지만 복귀 후의 대우는 퇴직 시점보다는 확실히 좋아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대행서비스든 자체적으로든 퇴직자들의 재입사에 힘을 쏟는 이유는 그만큼 신규 인력이 부족하고 사람 뽑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Alumy를 운영하는 리크루트 측은 ‘과거에는 퇴사자에게 배신자라는 낙인을 찍었지만 지금은 다시 함께 일할 수 있는 경력직이라는 이미지가 퍼지고 있다’며 일본 기업들의 인식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