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유진투자증권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시진핑 국가주석 지시에 따라 20년 만에 국채 매입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 대해 중장기적 유동성 공급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의 국채 매입은 그동안 대규모 부양 정책이 없어 지지부진한 회복세를 지속하던 중국 경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현재 많은 국가에서 중앙은행을 통한 국채 매입으로 본원통화 공급을 확대하는 부양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며 “주요 경제 주체들의 중앙은행 자산 중 국채 비중은 약 50~90%에 달하지만, 중국 인민은행은 3.4%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민은행의 국채 매입은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과는 조금 다르다”며 “인민은행법 제 29조에 따라 1차시장에서의 매매가 금지돼 있으며 2차 시장에서만 매매가 가능하다. 미국은 1차 시장에서, EU는 1차, 2차 시장에서, 일본은 2차 시장에서 주로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뜻 보면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과 비슷해 보이지만 양적완화는 정책 금리가 0%에 가까운 초저금리 상태로 금리와 지준율을 더 인하할 수도 없고 재정도 부실할 때 경기 부양을 위해 사용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중국 금리는 미국 고금리의 영향으로 추가 인하 여력이 제한적이기는 해도 아직 2.5%로 높다”고 진단했다.
백 연구원은 “인민은행의 국채 매입을 지시한 이유는 올해부터 초장기 특별국채의 연속 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2007년 중국은 위안화 절상 압력 완화를 위한 중국투자유한책임공사를 설립하기 위해 1조5500억 위안의 특별 국채 중 1조3500억 위안을 농업은행을 통해 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하고 자금을 공급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작년 말 1조 위안의 추경에 이어 특수채, 특별 국채 등이 향후 3개 분기 동안 집중 발행될 예정”이라며 “재대출 수요가 부진하고 향후 국채 발행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민은행은 유동성 공급을 위해 점차 국채 매입을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그래도 아직 인민은행의 기존 통화정책 수단이 유효하다”며 “이번 인민은행의 국채 매입 재개는 단기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통한 경기 부양의 수단보다는 중장기적 유동성 공급 수단 정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