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검색
https://m.news2day.co.kr/article/20240407500011
지금 일본에선(632)

도쿄대학 출신들이 유독 라쿠텐 취업에 몰리는 이유

글자확대 글자축소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4.07 16:24 ㅣ 수정 : 2024.04.07 16:24

적극적인 사업 확장과 수평적 분위기, 빠른 승진 등으로 기존 일본사회의 관습을 탈피

image
빠른 승진, 영어공용어 사용 등으로 라쿠텐에 인재들이 몰리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도쿄대학은 일본에 있는 800여개 대학 중 1,2위를 다툴 정도로 최정상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도쿄대학 학생들이 다수 입사하는 기업은 그 사실만으로 매년 화제와 자랑거리가 되곤 한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중앙정부의 관료가 되길 희망하는 도쿄대학 학생들이 급감하면서 화제가 되었는데 그렇게 국가공무원을 포기하고 선택한 기업이 유명 상사나 대형 은행이 아닌 라쿠텐(楽天)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새로운 놀라움과 궁금증을 자아냈다.

 

도쿄대학 재학생들이 100년 넘게 직접 편집하고 발간하고 있는 도쿄대학신문은 매년 여름마다 학부생들의 취업랭킹을 발표하고 있는데 라쿠텐은 2021년에 처음으로 인문경상계열에서 3개 대형 은행과 5대 상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후 작년까지 3년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라쿠텐이 취업랭킹 20위 안에 처음 이름을 올린 것은 2010년이었고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였는데 단기간에 내로라하는 유명 대기업들을 제치고 도쿄대 학생들의 관심과 지원을 끌어 모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같은 시기 대형취업포털 마이나비가 전국의 취준생 4만 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라쿠텐 그룹은 문과생 기준 59위에 랭크되는데 그쳤다. 그렇다면 도쿄대학에서만 유독 라쿠텐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라쿠텐의 채용규모다. 라쿠텐 그룹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대졸 신입사원을 700명에서 800명 규모로 다수 채용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이는 대형 은행들의 채용실적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로 올해 신입사원은 채용규모가 약 220명으로 줄었지만 라쿠텐 측은 도쿄대학 출신의 비중은 오히려 작년보다 더 늘었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일본 기업답지 않은 자유분방한 분위기다. 2010년부터 사내 공용어를 영어로 지정하고 모든 지원자들에게 TOEIC 800점 이상을 요구하면서 유학파들이 대거 유입되었다. 여기에 해외인재들도 적극적으로 채용하면서 부서와 직급을 막론하고 외국인들의 비중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수평적인 사내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세 번째 역시 일본 기업답지 않은 성과주의와 빠른 승진시스템이다. 작년 라쿠텐에 입사한 도쿄대학 졸업자는 도쿄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과에 따라 입사 4~5년이며 과장을 달 수 있을 정도로 관리직으로 올라가는 시기가 빠르기 때문에 잔업을 해서라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성장하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밝혔다.

 

라쿠텐의 채용담당자 역시 ‘빠른 사람은 2, 3년차에 리더 포지션을 경험하고 5, 6년차에 중견, 10년차에 조직의 수장이 될 정도로 개인의 노력과 성과를 보상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직원들의 사기가 높다’고 강조했다.

 

라쿠텐은 이러한 특징들을 바탕으로 20대 신입사원을 교육하고 성장시켜야 하는 대상으로만 보는 기존의 일본 기업들과는 대척점에 서게 되었고 빠른 성장과 보상을 선호하는 젊은 신입사원들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게 되었다.

 

도쿄대학신문 역시 요새 신입사원들의 특징을 실력주의와 상승지향(上昇志向)으로 정의하였는데 연공서열과 종신고용에 얽매이는 과거 방식이 아닌 연령과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능력으로 평가받고 커리어를 키워갈 수 있는 시스템이 지금 젊은이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하였다.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많이 본 기사

ENG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