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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전국구 진출 임박...‘뉴 하이브리드 뱅크’ 전략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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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4.04 08:20 ㅣ 수정 : 2024.04.04 09:49

당국 인가 나오면 32년 만에 새 시중은행 등장
전국구 은행 맞춰 사명 대구銀→iM뱅크로 변경
지방은행·인뱅 강점 결합으로 금리 경쟁력 강화
수도권 영업 인프라 부족은 거점점포로 채우기
시중은행과 경쟁은 우려...체급 차이 극복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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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그룹 회장 황병우 [사진=DGB대구은행 / 사진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대구·경북 지역에 거점을 둔 DGB대구은행이 조만간 시중은행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32년 만에 생기는 새 시중은행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은행은 사명까지 변경하며 ‘전국구 은행’ 도약에 만반의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선 대구은행이 수도권 영토 확장으로 성장세를 가속할 것이라는 기대와 기존 대형 시중은행과의 체급 차이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대구은행이 제시한 ‘뉴 하이브리드 뱅크’ 전략이 시중은행 정착 성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대구은행이 지난 2월 7일 제출한 ‘시중은행 전환 본인가’ 신청서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은행의 불법 계좌 개설 사태에 대한 제재를 먼저 심의·확정하고, 이후 열릴 정례회의에서 시중은행 전환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금융당국의 핵심 정책 목표가 ‘은행권 경쟁 촉진’인 만큼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아내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바뀌면 1992년 평화은행(현 우리은행) 이후 32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앞서 대구은행은 전국 고객에 새롭게 각인되기 위해 사명을 ‘iM뱅크’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구은행의 모바일뱅킹(iM뱅크)과 같은 이름이다. 지역에서는 대구은행과 iM뱅크 이름을 함께 쓰고, 현재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본점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은 1967년 국내 최초 지방은행으로 개점한 뒤 57년 만에 전국구 진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DGB금융그룹은 지난달 28일 당시 황병우 대구은행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했다. 그동안 황 회장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진두지휘해왔다. 

 

황 회장은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새 시험대에 오른 만큼 기존 금융과는 다른 DGB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해야 한다”며 “가장 지역적인 전국은행으로서 새 포지셔닝을 만드는 동시에 그룹 시너지를 함께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고객과 상품, 채널 각 영역에서 시중은행 전환과 그룹의 역량을 함께 결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후 전개할 핵심 전략은 ‘뉴 하이브리드 뱅크’다. 밀착형 기업금융 등 지방은행의 강점과 디지털 접근성·비율 효율성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강점을 결합하겠다는 의미다. 대구은행이 줄곧 디지털 역량 강화에 집중한 것도 이 같은 전략 실행의 일환으로 보인다. 

 

대구은행의 iM뱅크 고객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85만5000명으로 전년(149만2000명) 대비 24.3% 증가했다. 잔액 기준 비대면 원화 대출금도 같은 기간 1조674억원에서 1조1722억원으로 9.8 늘었다. 모바일뱅킹 경쟁력 강화가 디지털 영업수익 증대로 이어졌다는 게 대구은행 평가다. 

 

특히 대구은행은 개인 고객에 금리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공급하겠다고 제시했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100% 비대면 영업으로 각종 고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만큼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금리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다만 이미 주요 시중은행들도 모바일뱅킹 강화에 공들이고 있고, 여전히 대면 채널 수요가 적지 않은 만큼 대구은행도 일정 수준에서의 영업망 확충은 불가피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지점 신설과 인력 투입 등이 이뤄지면 고정비 발생은 불가하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은행은 서울과 인천에 각각 3개, 1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강원·충청도에는 지점이 아예 없다. 일단 대구은행은 거점점포 중심의 아웃바운드 영업 전략을 내세운 상태다. 

 

대구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신은 지금처럼 모바일뱅킹(iM뱅킹) 전략으로 가고, 여신은 PRM(기업영역 전문인력)이 외부에서 영업하는 관계형 금융으로 될 것”이라며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거점점포는 도(道) 단위로 만들어질 수 있고, 대형 지점을 많이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 당시 ‘8대 약속’에 전국의 중신용등급 중소기업에 대한 관계형 금융을 확대하겠다고 제시했다. 금융 수요가 발생하는 곳을 직접 찾아가 기업금융 파이를 키워나가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대구은행은 전국 각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금융 공급과 중저신용자 대상 포용금융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핀테크(IT+금융)와의 협업 및 투자도 강화해 동반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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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간판. [사진=연합뉴스]

 

한편 대구은행이 영업 구역을 대구·경북에서 전국으로 확장하는 걸 두고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수도권 소재 개인·기업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 수익·성장성이 제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반대로 대형 시중은행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시장 정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구은행의 총자산은 약 78조원인데 KB국민은행(약 609조)과 비교하면 거의 8배 가까이 차이가 나타난다. 신한은행(약 591조원)과 하나은행(약 578조원), 우리은행(약 508조원), NH농협은행(약 454조원) 등과 비교해도 규모면에서 격차가 크다. 

 

총여신도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이 약 301~375조원 규모인데 대구은행은 약 56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은행 수익의 핵심 근간인 여신 잔액을 늘리기 위해선 수도권 고객 쟁탈에 나서야하는데, 체급과 영향력 측면에서 시중은행과의 경쟁 환경이 녹록치는 않다는 평가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계좌 개설 다음에 금융 거래까지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주거래 고객으로 확보해야 한다”며 “대출이 잘 일어나고 금리까지 낮으면 경쟁력이 있겠지만 무리해서 내주게 되면 나중에 리스크 관리 비용이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을 잘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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