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모바일페이 결제 증가…애플페이 수수료 부담 커지나
지난해 모바일페이 일평균 결제 비중 50.5%…실물카드 넘어서
애플페이, 삼성‧네이버‧카카오와 달리 애플에 0.15% 수수료 내야
업계 "애플페이, 수수료 수익 기대 어려워…결제 발생할수록 손해"
현대카드, 애플페이 도입 이후 1인당 사용액 1위 올라 '절반의 성공'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을 이용한 모바일페이 결제 비중이 처음으로 실물카드를 추월했다. 모바일페이 비중이 늘어나면서 애플에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는 애플페이를 도입한 현대카드의 부담도 커지는 모양새다.
27일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급카드 이용 규모는 하루 평균 3조3000억원으로 전년 3조1000억원에 비해 6.2% 증가했다. 신용카드는 전년 대비 6.9%, 체크카드는 4.5% 늘었다.
결제 형태별로는 모바일페이(PC 포함) 하루 평균 결제액이 1조4740억원을 기록하며 10.8% 늘었다. 반면 실물카드를 이용한 결제액은 1조4430억원으로 1.9%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전체 결제 중 모바일페이 일평균 결제비중은 2022년 48.4%에서 지난해 50.5%로 증가했다. 전체 지급카드 결제액 중 모바일페이 사용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모바일페이 결제 비중은 2019년 38.6%에서 4년새 12%포인트(p)나 급증했다. 지난해 모바일페이 결제 가운데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8.5%에 육박한다.
모바일페이 결제규모가 증가하면서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애플페이를 도입한 현대카드의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페이나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의 경우 카드사가 수수료를 내지 않고 있지만 애플페이의 경우 애플에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애플에 내는 수수료율을 밝힌 바 없지만 업계에서는 0.15%로 추정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그간 지속적으로 축소돼 온 가맹점 수수료율 영향에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은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도입 과정에서 애플페이와 관련된 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이 부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현재 가맹점 수수료율은 연감 매출 구간에 따라 △3억원 이하 신용카드 0.5%, 체크카드 0.25%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신용카드 1.1%, 체크카드 0.85%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신용카드 1.25%, 체크카드 1%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신용카드 1.5%, 체크카드 1.25%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신용카드 가맹점 316만개 가운데 95.8%(302만7000여개)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여기에서 애플에 지급하는 수수료율 0.15%를 제외하면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수수료 수익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른 간편결제사와 달리 애플의 경우 수수료를 받고 있다"면서 "현재의 가맹점 수수료율 기준으로는 애플페이 결제가 발생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애플페이는 결제를 위해 NFC 단말기가 필요한데 보급률이 높지 않아 사용에 한계가 있다.
이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주로 사용되는 곳은 카페, 편의점 등 소액결제가 대부분"이라며 "수수료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 외에 다른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에 나서지 않는 이유도 이와 같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결제서비스가 있다면 당연히 도입해야 하지만 지금도 수수료율이 낮아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올리기 힘든데 애플에 수수료를 내면서까지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서 "NFC 단말기 보급률도 낮아 애플페이 도입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을 통해 지난해 1인당 사용금액 1위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도입한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엔데믹으로 해외에서 사용이 가능한 애플페이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는 애플과 공동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결제비중 등 수치를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프리미엄 카드와 더불어 애플페이를 도입하면서 1인당 사용금액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 후 NFC 방식의 결제가 국내에서 확대되는 등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고객에게 보다 편리한 결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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