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PC CEO 북클럽] 김응빈 연세대 교수 "인간 반려자 미생물과 공생하는 방법 배워야"

이도희 기자 입력 : 2024.03.21 16:33 ㅣ 수정 : 2024.03.21 17:40

미생물, 해롭고 더럽고 하찮은 존재?
인간과 미생물의 행복한 동거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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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빈 연세대학교 교수다. [사진=한국생산성본부]

 

[뉴스투데이=이도희 기자] 한국생산성본부(KPC)가 2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2024 KPC CEO 북클럽' 강연을 진행했다.

 

한국생산성본부(KPC)가 개최하는 KPC CEO 북클럽은 최고경영자(CEO) 북클럽 회원들로부터 꼭 듣고 싶은 주제를 추천받아 선정해 실시하는 강연 프로그램이다.

 

이날 강연에 앞서 CEO 북클럽 총괄 디렉터인 정갑영 고문(전(前) 연세대 총장)이 강연을 소개했다. 

 

강연에 나선 김응빈 연세대학교 교수는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읽는 21세기 시스템의 언어'라는 주제로 오전 7시30분부터 90분 가량 연설했다.

 

김응빈 교수는 △연세대학교 생물학 학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미생물학 석사 △미국 럿거스주립대학원 환경미생물학 박사를 받았다. 

 

김 교수는 △연세대학교 입학처장 △연세대 과학문화연구센터장 △연세대 국제캠퍼스 RD&E센터장 △연세대 생명시스템대학 시스템생물학과 교수 △연세대 학부대학 기획부학장을 거쳤다.

 

그는 여러 방송과 온라인 매체를 통해 바이오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해주고 있으며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응생물학'과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김흥빈의 생물 수다'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 달 케이블 채널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해 인간과 공존하며 치명적인 감염병을 일으켜온 세균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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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빈 연세대학교 교수다. [사진=한국생산성본부]

 

■ 미생물이 모두 다 나쁜 것만은 아니다

 

김 교수는 생물학의 쓸모와 그 중요성에 대해 강연했다. 특히 그의 저서 '생물학의 쓸모'를 보면 생물을 통해 인간이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생물학은 미생물과의 전쟁을 통해 발전해 온 학문이다. 그리고 이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이에 따라 대다수 사람들이 미생물을 전염병과 연관시켜 우리 생명을 호시탐탐 노리는 살인마로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극소수 병원성 미생물 해악이 너무 부각돼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대다수 미생물도 함께 매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몇 종류 병원성 미생물 때문에 '균'자가 붙은 모든 미생물을 병원체로 오해하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를 들어 "인간이 세상에 선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듯 미생물 세계에도 못된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 미생물의 놀라운 번식력 그리고 인간

 

김 교수는 "박테리아의 위협적인 무기 가운데 하나는 놀라운 번식력"이라며 "세균은 보통 이분법으로 증식한다. 세포가 자라 어느 정도 크기가 되면 둘로 나뉜다"고 말했다.

 

예컨대 "대장균은 최적의 환경에서 약 20분마다 한 번씩 세포 분열해 매번 그 수가 두 배로 늘어나는데 우리로 치면 한 세대가 지나는 셈"이라며 "인류에게 30년씩 걸리는 기간이 대장균에게는 단 20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 생물학은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간 미생물체는 수적으로뿐만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인간 세포와 유전자를 압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생물 없이 우리는 일주일도 채 버티기 힘들다"며 "우리는 진정한 인생 반려자이자 조력자인 미생물과 함께 조화 속에 살아가야만 한다. 여기에는 선택의 자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 미생물은 우리와 함께하는 동반자

 

김 교수는 "심해 화산 분화구에서 동물 소화관에 이르기까지 미생물은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 중 가장 널리 퍼져있다"며 "미생물의 다양성은 지구상 다른 모든 생물 다양성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이 많은 미생물 가운데 현재 기술로 배양할 수 있는 것은 약 1%에 불과하다. 자연계에는 아직 우리가 접하지 못한 무수한 미지 미생물이 많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는 그 수많은 미생물을 눈으로 볼 수도, 몸으로 느낄 수도 없다. 하지만 미생물은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늘 우리와 함께 한다"며 "아주 작지만 인간에게 꼭 필요한 존재인 미생물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결국 우리는 좋든 싫든 미생물 세계 안에서 살아간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면 그에 따라 미생물도 변화하고 그러면 다시 우리가 변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분명한 사실은 우리 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생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인간의 삶도 끝이라는 것"이라며 "미생물은 우리가 함께 할 수 없는 적이 아니라 꼭 함께 해야만 하는 동반자"라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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