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인력·지점 모두 줄었다…비대면 확대·PF發 리스크 여파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지난해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인력이 2017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인력뿐만 아니라 국내 지점도 줄어들면서 2020년 900선이 붕괴된 지 3년 만에 800개를 밑돌았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임직원은 총 3만905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3만9634명) 대비 576명 감소한 수준이다.
전년 대비 증권사 임직원이 줄어든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2016년 3만8432명이었던 증권사 인력은 다음 해인 2017년 3만5889명으로 2543명 급감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이 각각 143명과 136명의 인력을 줄였다. 특히 다올투자증권의 임직원은 지난해 말 기준 375명으로 전년 말(511명) 대비 약 26.6% 감소했다.
뒤를 이어 △SK증권(66명) △하이투자증권(60명) △대신증권(57명) △한국투자증권(51명) △한양증권(49명) △이베스트투자증권(46명) △신한투자증권(37명) △케이프투자증권(34명) △DB금융투자(32명) △NH투자증권(31명) △교보증권(31명) 등의 순으로 임직원 수가 감소했다.
반면 상상인증권은 같은 기간 임직원 수가 83명 증가해 가장 많은 인력을 충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증권도 75명의 임직원이 늘어났으며 △메리츠증권(57명) △DS투자증권(35명) △흥국증권(34명)도 인력이 각각 30명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의 지점 수는 755개로 전년(812개) 대비 57개 줄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2019년 말(전년 대비 68개 감소)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증권사 지점은 2015년 1139개에서 2016년 1193개로 늘어난 이후 7년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1000대로 감소한 이후 2018년에 900대까지 하락한 뒤, 2020년 800대를 기록한 데 이어 700대로 줄어들었다.
증권사별로는 NH투자증권이 2022년 말 69개에서 지난해 59개로 10개소를 줄이며 가장 큰 감축을 보였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8개소를 줄였고 △KB증권(6개)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상 5개) △교보증권 △대신증권(이상 4개) △DB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이상 3개) 등도 지점이 감소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지점이 29개로 전년 말(28개) 대비 1개소 늘어나며 증권업계에서 유일한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에선 지점의 축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등 비대면 환경이 고도화되고 관련 수요도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대면 영업의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최근에는 인근 지점을 통합하거나 고액자산가 등 지점별로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면 이 같은 인력 감소는 지난해 증권사 내 부동산 조직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하이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 하나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다수 증권사가 부동산 관련 조직을 개편한 바 있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부동산금융 건전성 저하와 더불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정리되기 전까지 증권사들의 IB(투자금융) 부문 사업 기반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각 증권사는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및 조직구조를 개편해왔고, 올해부터는 개편된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향후 이익 창출력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올해 리테일 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상인증권과 토스증권 등의 인력은 오히려 증가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대면 환경이 강화되면서 지점은 축소되고 있지만, 이는 반대로 확대되고 있는 리테일 수요를 잡을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며 “미국 증권 애플리케이션(앱) 위불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등 경쟁이 더 과열될 것으로 보이는데, 기존 증권사들도 디지털 환경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