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금융지주 ‘주총의 계절’...사외이사 개편·주주환원 최대 관심
4대 금융지주 이어 지방 금융지주 주총
신임 사외이사 선임...여성 비율 증가세
밸류업 추진에 주주환원 확대도 관심사
홍콩H지수 ELS 배상 질문도 이어질 듯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이번 주부터 주요 금융지주들의 주주총회가 잇따라 개최되는 가운데 사외이사 보강과 주주환원 확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다. 또 최고경영자(CEO) 교체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과 이사회 구성을 둘러싼 표 대결도 이뤄질 예정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105560)와 하나금융지주(086790),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신한금융지주(055550)의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26일 예정돼 있다.
올해 4대 금융지주 주주총회 공통 안건은 사외이사 선임이다. KB금융은 신임 사외이사에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추천했고 하나금융은 주영섭 전 관세청장과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대표,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 이재민 서울대 교수를 선임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이은주 서울대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교수를, 신한금융은 최영권 전 우리자산운용 대표와 송성주 고려대 교수를 각각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하나·우리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수를 기존보다 확대하는 안건도 상정했다.
4대 금융지주가 추천한 신임 사외이사 후보가 모두 선임되면 이사회 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확대된다. 신한금융은 총 9명의 사외이사 중 여성 사외이사가 2명에서 3명으로, 하나금융도 9명 중 1명에서 2명으로, 우리금융도 7명 중 1명에서 2명으로 각각 늘어난다.
금융지주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늘리는 건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이 마련한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르면 은행권 전체 이사 중 여성 비중은 약 12% 수준에 불과하다. 여성 이사가 없는 은행은 8개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은행인 씨티(CITI)의 여성 이사 비율은 53.8%로 나타났다. 웰스파고(Wells Fargo)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각각 38.5%, 35.7% 수준의 여성 이사 비율을 보였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한국 은행지주·은행은) 최근 강조되는 젠더 다양성이 크게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장에서 요구되는 주주환원 확대에 금융지주들이 부응할지도 관심사다. 정부가 기업가치 개선을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주요 금융지주들의 역대급 실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배당 확대 등의 발표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총주주환원율은 KB금융이 37.5%로 가장 높고 신한금융 36%, 하나금융 32.7%, 우리금융 33.7% 등으로 4대 금융지주 모두 30%대에 진입했다. 업계에선 KB금융의 경우 올해 총주주환원율이 40%를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자본 규제의 단계적 강화 이후 비유기적 확장을 통해 이익 체력을 높여왔고,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주주환원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며 “은행은 양호한 이익 성장성이 제법 안정적으로 실현되는 업종으로 훌륭한 배당주가 될 자격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지방 금융지주 중에선 오는 28일 DGB금융지주(139130)와 JB금융지주(175330)가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는데 그룹 지배구조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DGB금융 정기 주주총회에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추천된 황병후 현 DGB대구은행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2018년 취임한 김태오 현 회장이 용퇴하면서 DGB금융은 거의 6년 만에 새 수장을 맞이하게 된다.
금융권에선 황 행장이 DGB금융 회장에 취임해도 대구은행장을 겸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황 행장의 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은 데다, 그룹 최대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끝까지 진두지휘할 적임자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JB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선 치열한 표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JB금융 지분 14.04%를 가진 2대 주주 얼라인파트너스가 추천한 사외이사, 비상임이사 5명 선임 안건에 대해 회사 측이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다. JB금융 1대 주주는 삼양사 및 특수관계인(14.61%)으로 얼라인파트너스와의 지분율 격차가 0.57%포인트(p)에 불과하다.
한편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팔려나간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원금 손실 관련 배상금에 대한 주주·투자자들의 날선 질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별 배상 규모는 국민은행 7000~9000억원, 신한은행 3000억원 내외, 하나은행 2000억원 초반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히 국민은행의 경우 예상 최대 배상금이 지난해 당기순이익(3조2615억원)의 27.6%에 해당할 만큼 비용적 부담을 크게 갖는다. 홍콩H지수 ELS 사태로 어느 정도 규모의 배상금이 지출되는지, 재무 반영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등에 대한 윤곽도 주주총회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한 금융지주의 관계자는 “ELS 배상은 사례별, 규모별로 금융사마다 차이가 있고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도 그대로”라며 “손실 배상과는 별개로 중장기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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