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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가 일하는 법(1)

마사회 직원이 '말 소변' 받으며 '휘파람' 부는 이유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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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빈 기자
입력 : 2024.03.20 07:09 ㅣ 수정 : 2024.07.24 14:08

사무직이 말 소변 받기 등 '현장 업무'도 담당.....전문성과 효율성 키우는 '일석이조' 일하기
말 배설물 치우기, 말 체중 검사, 기수 체중 검사, 마권 지불정지 등을 6개월씩 순환 담당

헨리 포드는 통조림 공장에서 영감을 얻어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소품종 대량생산시대를 열었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넘어오면서 소수인원이 팀을 구성해 작업하는 ‘워크 셀’이 대세가 됐습니다. 명품차 페라리는 한 명의 장인이 한 대의 차를 완성시키는 방식을 통해 생산됐습니다. 이처럼 걸작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탄생합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산업과 기업의 특징과 장점에 따라서 무궁무진하게 변형되는 추세입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법’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일하는 법’에 대한 뉴스투데이의 기획보도는 혁신을 갈망하는 기업과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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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 도핑검사를 위해 채혈을 실시하고 있는 마사회 직원의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는 많은 취준생들이 입사를 꿈꾸는 공기업 중의 하나이다. 다양한 복지와 대기업 못지 않은 처우는 취준생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마사회의 일하는 법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남들이 모두 휴식을 취하는 토요일, 일요일 주말에 정상 근무를 한다는 점이다. 주말에 경마가 열리기 때문이다. 대신에 남들이 일을 시작하는 월요일, 화요일에 쉰다.

 

마사회 직원들은 주말에 출근해서 무슨일을 할까?  이와 관련 기자는 최근 마사회 관계자를 만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마사회 직원은 사실상 '두 가지 직업'을 갖게 된다. 주중에는 '사무직'을 담당하지만 주말에는 '현장직'에 투입된다는 설명이었다. 서류를 만지는 화이트칼라에서 현장 근로자로 변신하는 셈이다.

 

주말에 담당하게 되는 일의 종류를 살펴보면 실감이 난다. 경영관리, 경영지원, 인사노무 등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말 배설물 치우기, 말 소변 받기, 말 체중 검사, 기수 체중 검사, 마권 지불정지 등의 현장 업무를 분담하는 것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직원들은 주말 현장 업무를 6개월씩 순환으로 담당한다"면서 "현장업무도 나름의 숙달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정한 시간을 주고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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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 도핑검사를 위해 소변을 받고 있는 마사회 직원의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마사회 직원들이 이처럼 '두 가지 직업'을 갖는 것은 직원들의 전문성 향상과 업무효율성 극대화라는 두 가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마 현장에 투입됨으로써 '경마산업'에 대한 종합적 이해력을 키울 수 있다. 말 피를 뽑고, 말 배설물을 치우는 작업을 수행한 경험은 경마에 대한 실질적 체험의 과정이다. 이처럼 현장을 더 잘 알게될수록 경마산업에 대한 전문성은 강화되는 셈이다.

 

또 마사회라는 조직 자체가 경제적으로는 업무효율성 극대화하게 된다. 전국 경마장(과천, 부산·경남, 제주) 주말 근무자는 모두 합쳐서 3000명 정도이다. 주말 담당 아르바이트생을 따로 뽑기는 하지만 마사회 직원들이 현장에 투입됨으로써 1인당 업무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현장직 정규 직원을 추가로 선발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마사회 직원들이 갖는 '두 개의 직업'은 전문성 강화와 인건비 절감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낳는 셈이다. 

 

■ 아기에게 '쉬'라고 하듯이 말에게 휘파람 불면 소변을 보는 경향 있어

 

우선 말 소변 받기에도 노하우가 있다. 말은 사람처럼 필요에 따라 바로 소변을 보지는 않는다. 말이 소변을 봐야 하는 데 바로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 소변을 유도하는 기술이 휘파람이다. 아기에게 '쉬'라고 하면 소변을 보는 것처럼 말은 휘파람을 불면 소변을 보는 경향이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말이 시합을 뛰고 나면 도핑검사를 위해 소변검사를 실시하는데 말이 소변을 볼 때 20~30분 걸릴 때가 있다. 그러면 소변 받는 직원이 휘파람을 분다. 워낙 휘파람을 많이 불다 보니 요즘에는 휘파람 소리를 녹음을 해서 틀어놓고는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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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전 기수의 체중을 검사하고 있는 마사회 직원의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 경마 전후로 말이 감당해야 하는 기수의 몸무게 등을 측정

 

기수를 포함해서 경주마가 감당해야 할 모든 무게를 경마시합 전과 후에 측정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두 무게가 일치하거나 경마 후 무게가 더 나가야 한다. 경마전 무게가 더 나갈 경우에는 실격처리한다. 부정행위가 발생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직원들이 하는 일 중에 말이 부담하는 무게를 측정하는 담당자도 있다"면서 "말이 경주를 할 때 부담하는 무게가 있는데 예를 들어 57kg를 부담해야 된다고 하면 기수, 장비 무게 다 합쳐서 뛰기 전 무게하고 뛰고 나서 무게가 똑같거나 더 무거워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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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후 기수의 체중을 검사하고 있는 마사회 직원의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 말의 경주선 침범 여부를 망원경으로 감시하는 직원도 있어

 

말의 경주선 침범 여부를 감시하는 직원도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말이 경주시 출발할 때 자동차 차선처럼 차선이 그려져 있는 것은 아닌데 자기만의 선이 있다"며 "이 선을 너무 빨리 침범하면 안된다. 200m까지는 침범을 하면 안된다. 충분히 차간거리를 확보한 다음에 껴들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이 출발하고 나서 다른 말의 선을 침범하는지 안하는지 실시간으로 계속 확인하고 망원경으로도 계속 보는 일들도 직원들이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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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체중을 검사하고 있는 마사회 직원의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 분실된 마권 지불정지 요청도 흥미로운 직무...마사회 직원들은 주말에 바빠

 

마권 지불정지 업무도 흥미로운 직무이다. 관중들이 마권을 구입하고 나서 적중이 됐는데 마권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마권에 이름이 안 적혀있다보니 다른 사람이 마권을 주워서 돈을 받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걸 방지하기 위해 현장에서 지불정지를 걸어달라고 하면 지불정지를 걸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직원도 있다. 

 

이 외에도 결승선에 골인한 말의 순위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들 때 경마장에는 1초에 1500~2000번 고정된 곳을 찍는 카메라가 있는데 그 카메라를 분석해서 순위를 매기는 역할을 하는 담당직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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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도핑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마사회 직원의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말 도핑테스트에는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두 종류가 있다. 그중 채혈만 수의사가 한다. 피를 보관하고 옮기는 작업 그리고 소변채취는 마사회 직원들이 담당한다.  도핑 검사도 마사회 직원이 수행한다. 마사회 직원들은 이처럼 주말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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