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터리 대전 (17)] 삼성SDI, 프롤로지움, 그리고 퀀텀스케이프, 과연 전고체 배터리 초기 시장을 누가 선점할 것인가?
[기사요약]
삼성SDI, 국내 배터리 3사 중에서는 전고체에 가장 적극적
2027년 양산 추진, 2029년에는 20년 초장수명 배터리도 양산 계획
대만 프롤로지움, 세계 최초로 기가급 전고체 공장 발표
퀀텀스케이프, 폭스바겐 차량에 주행테스트 완료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의 쌀’인 반도체와 더불어 배터리는 가장 중요한 품목이다. 단순히 스마트 폰의 전력원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위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향후 UAM(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모빌리티 방향을 이끌 중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대전에서 선두는 중국의 CATL이다. 한편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및 SK온 등의 추격을 받고 있어 글로벌 경쟁구도는 중국의 CATL, BYD 등과 우리나라 3사로 압축된다. 그러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앞서 있는 글로벌 3위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도 배제할 수 없다. CATL을 필두로 국내 3사를 포함하여 세계 주요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대전의 양상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의 대응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전고체(All Solid State Battery) 배터리는 화재 및 폭발 위험성이 높은 리튬이온 배터리와는 달리 고체 전해질을 사용함으로써 화재 및 폭발 위험성이 적고, 충전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행거리까지 길어서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에 전고체 배터리에 가장 적극적인 삼성SDI는 3월 6일부터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4’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전고체 배터리 양산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 배터리는 현재 양산 중인 각형 배터리 대비 약 40% 정도 증가한 에너지 밀도인 900Wh/L의 스펙을 갖고 있으며 9분 만에 80%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삼성SDI는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과 혁신적 무음극 기술을 바탕으로 음극 부피의 감소를 통해 양극재를 추가하여 구현할 계획이다.
• 삼성SDI, 최고 수준의 전고체 배터리 양산 로드맵 발표
삼성SDI는 2023년 4분기에 이미 고객사를 대상으로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샘플에 대한 기본 성능 및 수명 테스트 결과를 피드백 받아 취약점을 보완하고 성능을 개선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이미 지난해에 소형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 검증을 마친 데 이어 2025년 중대형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 검증을 완료한 후 실제 공법을 확정하여 향후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러한 로드맵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전고체 배터리 라인업 설치에서 가장 앞선 상황이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사업의 본격 추진을 위해 지난해 말 중대형전지사업부 내 직할 조직으로 ‘ASB(All Solid Battery) 사업화 추진팀’을 새로 출범시킨 바 있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처리 생산에는 새로운 생산 공법이 채택될 예정이다. 즉 전고체 배터리 생산 공정에는 핵심소재를 단단하게 뭉치게 하기 위해 고온‧고압의 소결 압축 공정이 필수적이므로 물을 이용한 온간정수압(WIP: Warm Istactic Press)이 적용되고 있다.
다만 WIP 공정에서는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밀봉 과정이 필수적이어서 배터리 셀 하나 처리에 약 30분이 소요됨에 따라 생산성 향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롤 프레싱을 적용할 경우 WIP의 밀봉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이러한 공정 개조 작업의 진행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 성능과 안정성이 확보되면 울산 공장에 추가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2027년 전고체 배터리의 본격 양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 고객사로는 BMW가 예상되고 있다.
• 대만 프롤로지움, 기가급 전고체 배터리 공장 공개했으나 의문점 상존
한편 대만의 전고체 배터리 기업인 프롤로지움은 지난 1월 23일 세계 최초로 기가급 전고체 배터리 공장을 공개했다.
프롤로지움은 2006년 설립된 전고체 배터리 전문 기업으로서 2012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여 스마트워치 등 소형 IT기기 업체에 판매하고 있다.
프롤로지움의 타오케(Taoke) 소재 공장 개소식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하여 대만과 프랑스의 은행 등 주요 전략적 파트너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롤로지움이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는 실리콘 음극으로 제조된 106Ah급으로서 현재 전기차 약 1만4천대에 공급할 수 있는 0.5GWh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 설비는 향후 프랑스 덩케르크의 기가팩토리를 위한 프로토타입의 성격도 갖고 있는데 프롤로지움은 향후 2GWh로 설비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기업이 프롤로지움에 대해 지분 참여 투자를 한 바 있다. 이브이첨단소재는 2021년 7월 약 850만달러를 투자하여 지분 5.45%를 인수했으며 포스코홀딩스도 2022년 5월 약 5천만달러(업계 추정치)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롤로지움의 성과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먼저 전고체 배터리의 구체적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았다. 또한, 2012년 개발 이후 투자자를 찾는 데 거의 10년 이상이 소요되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채용 중이라고 알려졌지만, 직원 수가 3명에 불과하여 적정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무엇보다 금년부터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세계 주요 언론에 보도된 바가 없다는 사실이다.
• 퀀텀스케이프도 폭스바겐 차량에 주행테스트 성공
한편 전고체 배터리분야의 선구자 중 하나인 미국의 퀀텀스케이프는 지난 1월초 자사 제품을 독일 폭스바겐 차량에 적용하여 95% 이상 용량을 유지하면서 1천회 이상의 충전주기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제품을 납품한 지 1년 만에 달성한 성과이다.
폭스바겐의 배터리 자회사인 파워코는 세계기준(WLTP) 범위가 500~600km인 전기차가 뚜렷한 총 주행거리의 손실 없이 약 50만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
새로운 공법을 바탕으로 내년 중대형 전고체 배터리 검증을 마치고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삼성SDI와 공개된 데이터가 아직은 없지만 금년 말 양산을 계획하는 대만의 프롤로지움, 그리고 폭스바겐의 테스트를 마친 퀀텀스케이프 중에서 과연 누가 전고체 배터리의 초기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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