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배터리 대전 (14)] 중국 전기차 배터리의 국내 공략,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下)
[기사요약]
중국 배터리 6개 사, 글로벌 시장 점유 3분의 2로 확대
CATL, 700km 주행 가능한 LFP 배터리 발표
국내 배터리 기업도 LFP 배터리 생산 추진 중
아울러 기존 3원계 배터리의 가격경쟁력 제고 위해 다각적 노력 중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의 쌀’인 반도체와 더불어 배터리는 가장 중요한 품목이다. 단순히 스마트 폰의 전력원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위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향후 UAM(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모빌리티 방향을 이끌 중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대전에서 선두는 중국의 CATL이다. 한편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및 SK온 등의 추격을 받고 있어 글로벌 경쟁구도는 중국의 CATL, BYD 등과 우리나라 3사로 압축된다. 그러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앞서 있는 글로벌 3위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도 배제할 수 없다. CATL을 필두로 국내 3사를 포함하여 세계 주요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대전의 양상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의 대응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한‧중‧일 배터리 3국의 점유율 및 증가율을 보아도 중국 업체들의 급증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즉 국내 배터리 3사와 일본 파나소닉의 40% 내외의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중국 업체들은 62%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거의 3분의 2 가까이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 CATL 등 중국 배터리 기업,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하면서 장거리 주행 가능 LFP 배터리 발표
물론 국내 배터리 3사가 생산하는 배터리는 고부가가치/고성능의 3원계 배터리이므로 고가의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반면 중국의 CATL 및 BYD 등은 상대적으로 저가/저성능의 LFP이므로 적용되는 전기차의 모델에도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즉 LFP 배터리는 화재 등 안전성이 높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게가 무거워 주행거리가 제일 중요한 전기차용으로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여 주로 중국 내 전기차 모델에 적용되고 있었고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의 LFP 배터리 채택은 미미했었다.
그런데 중국은 막대한 규모의 철저히 보호되고 있는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기술개발에 매진한 결과 지난 8월 CATL은 최대 주행거리 700km와 15분 만에 완충되는 LFP 배터리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실제 차량에 적용되어 혹한기 등에도 이러한 성능을 유지할 것인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3원계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와 현대차그룹은 LFP의 생산 및 채택을 늘리는 것을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국별 사용량 추이 (단위: GWh)>
• 국내 배터리 기업 LFP 배터리 국내 개발‧생산 추진 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점유율은 2020년 11%에서 2022년 31%로 급증하였으며 2030년까지는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LFP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최근 LG화학이 LFP 양극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였는데 LG화학은 중국 화유그룹과 양극재 공급망 관련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고 모로코 LFP 양극재 공장 및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및 전구체 공장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모로코 공장은 보급형 전기차 50만대(350km 주행거리, 50kWh 배터리)에 들어갈 수 있는 연산 5만톤의 LFP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편 에코프로BM 역시 지난 4월 산자부가 지원하는 총 230억원에 달하는 ‘LFP전지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는 인플레 지속/저성장의 장기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주요국 가운데 경제가 가장 어려운 국내에서도 최근 전기차의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1~3분기 중 연도별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019년 약 2만6천대에서 2022년 약 12만대로 급증했으나 금년 같은 기간에는 약 11만8천대로 약간 감소세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가성비를 바탕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기차가 2019년 대비 네 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이 사실이지만 하이브리드차 역시 세 배 이상으로 증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판매량에서는 두 배 가까이 큰 규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발생이 끊이지 않는 전기차 화재 사건뿐만 아니라 아직 충전기 보급도 부족한 반면 고물가/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재 여건에서 국내외적으로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지만 저가이면서 가성비가 높은 LFP 배터리를 장착한 중저가 전기차 시장의 확대를 지향한 국내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것이다.
<연도별 1~3분기 차종별 국내 판매량 (2019~2023, 단위: 대)>
• 국내 배터리 3사, 글로벌 우위 누리는 3원계의 가격경쟁력 강화 추진 중
따라서 현대차그룹은 물론 국내 3사를 비롯한 배터리 기업들은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저가 모델의 채용 확대를 지향하여 LFP 배터리를 개발‧생산하는 것은 물론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3원계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 강화와 안전성 및 품질 향상 등 다각적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
한편 LG엔솔은 에너지 밀도를 2025년 670Wh/L, 2027년 700Wh/L로 높이는 목표 하에 미드니켈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LFP 배터리와 비교해서 무게 40%, 부피 30%를 줄일 수 있으며 팩을 통한 공간 활용 시 주행거리 500~600km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하이니켈 제품 대비 발열량을 30~40% 줄일 수 있어 화재 위험성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가격 측면에서도 기존 하이니켈 배터리 대비 8~10%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삼성SDI는 LFP에 망간을 더한 LMFP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LFP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1.2배 높으며 코발트 및 니켈 등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원료 확보 상 위험, 가격 저하 및 화재 위험성의 저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온도 LFP, 코발트 프리 및 사용비율 저하 등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배터리 팩을 파우치 형태에서 다변화하여 충격에 강하고 수명이 길 뿐만 아니라 생산 공정이 단순하여 대량생산에 따른 원가 절감에 유리한 저가의 각형 배터리 생산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차전지 관련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안)>
이와 관련하여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네 곳에 이차전지 관련 국가첨단전략상업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 충북 청주에 LG엔솔과 에코프로BM을 중심으로 한 최첨단 이차전지 마더팩토리를, 전북 새만금에 LG화학, SK온 및 성일하이텍 등을 중심으로 한 이차전지 핵심광물·원료 특화 단지를, 경북 포항에는 포스코 퓨처켐과 에코프로BM/EM을 중심으로 한 최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단지를, 그리고 울산에 삼성SDI를 중심으로 한 미래 이차전지 수요대응 단지를 각각 조성할 예정이다.
부디 이러한 국내 배터리 3사의 전략 다각화와 국내 지원정책이 시너지를 발휘하여 CATL 등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에 맞서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 곽대종(Daejong Gwak)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박사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환경·기술분과 위원 /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평가위원 / (전) 산자부 연구개발사업 평가위원 / (전)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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