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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해외 부동산' 균열 지속…“자발적 리스크 관리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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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우 기자
입력 : 2024.03.11 08:19 ㅣ 수정 : 2024.03.11 08:19

S&P글로벌, 미래에셋·한국투자證 신용등급 전망 하향
부동산 둔화 여파…“대부분 후순위 트렌치·지분 투자”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 ‘14조’…추가 손실 우려 확산
위험추구 행태 개선 필요…‘도덕적 해이’ 문제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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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우려가 국내 증권사들의 발목을 잡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는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과도한 위험추구 성향이 현재의 위험성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투자에 앞서 증권사들의 자발적인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 S&P글로벌, 미래에셋·한국투자證 신용등급 전망 하향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신용평가사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글로벌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단 장단기 발행자 신용등급은 각각 BBB와 A-2를 유지했다.

 

S&P글로벌은 한국 증권 산업이 국내외 부동산 시장 둔화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며, 향후 1~2년 사이에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한국 증권사들의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미국·유럽 상업용 부동산 등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대체투자 관련 신용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S&P글로벌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평균 약 30%로 추정된다”며 “대부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후순위 트렌치나 지분 투자”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선 “지난해 평균총자산이익률(ROAA)은 약 0.3% 수준으로, 2021년1.0%)과 2022년(0.7%) 대비 하락했다”며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저 관련 충당금 적립과 손상차손 인식 등이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ROAA는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부동산 리스크가 그룹 내 다른 금융 계열사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 S&P글로벌은 “한국투자캐피탈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산 규모 대비 높은 부동산 익스포저는 그룹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위험조정자본비율(RAC)이 지속적으로 7%를 밑돌거나 공격적인 발행어음 사업 확장 과정에서 조달·운용 만기불일치 확대로 유동성 수준이 크게 악화할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해외 부동산 펀드 추가 손실 우려…“위험추구 행태 개선 要”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펀드 손실 우려는 현재 진행형으로, 향후 추가적인 손실 인식이 계속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가 지난달 15일 발간한 ‘증권사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현황 및 관련 손실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25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펀드는 총 8조3000억원 규모다.

 

전체 해외 부동산 펀드 중 절반 이상인 4조6000억원 규모에 대해선 손실을 인식하고 있으며, 그중 약 40%인 1조8000억원어치는 지난해 9월 말 이미 평가손실로 인식된 상태다.

 

나머지 3조6000억원의 펀드에 대해선 아직 손실을 한 번도 인식하지 않았지만, 만기별로는 2023~2026년 사이 만기가 도래할 펀드들에 대해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26%의 평가손실률이 나타났고 지난해 4분기에도 추가 손실이 인식됐다.

 

이예리 나신평 금융평가1실 선임연구원은 “임차 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의 지속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사별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1조원을 넘긴 곳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총 6개사다. 이 선임연구원은 “해당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약 31%로 관련한 양적 부담이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를 비롯한 비은행 금융회사들의 위기가 과도한 위험선호 성향에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와 위험추구 행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한국기업평가(한기평) 평가기준실 전문위원은 “비은행 금융업권은 은행보다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아 예전 저금리 환경에서 고수익 창출을 위해 해외대체투자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고위험 익스포저를 지속 확대한 결과, 최근 고금리 환경과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펀드 형태로 투자가 실행된 해외 부동산의 경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하고 있으나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해 매각이 어려워지면서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고, 만기 도래를 앞둔 투자건들에 대해서도 상당 수준 평가손실 인식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의 위기가 위험추구 성향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덕적 해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고, 향후 유사한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규제 측면의 보완과 동시에 비은행 금융사들의 자발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와 위험추구 행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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