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식탁이야기(2)] 기운 없을때 먹으면 좋은 호두
오메가3 지방산 풍부해 심혈관 질환 예방‧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우울증 예방‧스트레스 해소 등 마음 건강 챙기는데도 특효
샐러드‧덮밥‧케이크‧머핀 등 호두 활용한 요리법 활용 가능
[뉴스투데이=김연수 전문기자] 한국인이라면 일년에 적어도 한번은 챙겨 먹게 되는 식품이 있다. 바로 새해 시작과 함께 정월 대보름날 부럼에 이용하는 대표 식품 중에 하나인 호두이다. 호두는 옛날 문헌들에서 살펴보면 지혜와 힘을 상징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호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청나라 말기 실권자였던 서태후이다. 그녀는 평소 미용에 엄청난 관심과 열정을 쏟으며 관련된 좋은 음식들을 빠짐없이 애용했던 걸로 유명하다. 그중에 대표적인 식품이 호두이다.
서태후는 피부미인이었던 것 같은데 피부를 좋게 하기 위해 평소 즐겼던 음식이 호두로 만든 ‘호두낙’이었다고 한다. 즉 호두의 속껍질을 벗겨서 으깬 호두를 쌀과 물을 섞어 마치 미음처럼 약한 불에서 은근히 끓여낸 음식이다. 여기에 찹쌀가루 등으로 만든 새알을 곁들이면 호두낙이 완성된다.
이와 관련해 재미난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호두낙을 즐겨 먹는 서태후의 모습을 지켜보았던 당시 서양인들은 이 낯선 음식의 새알을 진주로 착각해서 그녀가 진주를 즐겨 먹는 것으로 묘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호두를 즐겨 먹던 역사 속 인물로 세종대왕을 꼽을 수 있겠다. 세종대왕은 특히 겨울철이면 호두의 재배와 보급 등과 관련된 농사법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실제로 호두에는 우리 몸에 유익한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먼저 호두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심장 건강을 챙기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지방산은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할 수 있다.
또한 호두의 단백질 함량은 육류보다 높으며, 지질은 돼지고기의 2배 가량이지만 호두의 지질은 불포화지방산이라 포화지방이 많은 육류와 달리 많이 섭취해도 해롭지 않다. 또 호두는 식이섬유, 비타민 E, 비타민 B, 칼륨, 마그네슘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건강한 식단을 만드는 재료로 손색이 없다.
호두는 한의학적으로도 장점이 많은 먹거리 중에 하나이다. 한방에서 호두는 신장기능을 개선하고 기력을 보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본초강목은 호두가 간을 보호하고 신장 기능을 완화하며 기억력을 좋게 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호두가 품고 있는 따뜻한 성질은 체내 한기를 제거하고 체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겨울에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 호두를 먹으면 추위를 견뎌낼 수 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정월 대보름에 호두를 먹는 것도 이런 효능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겨우내 영양이 부족해진 몸에 간단하게 영양을 가득 채워주는 식품으로 호두만 한 것도 드물기 때문이다.
호두는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음식으로 유명하다.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호두는 뇌의 기능을 개선하고 우울증을 예방하며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호두는 칼로리 차원에서는 낮지 않기 때문에 다이어트 중이라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겠다. 호두를 보관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견과류가 각광받으며 호두를 한 번에 많이 사다가 냉장고 등에 보관해 놓고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호두는 지질 함량이 높아 장기간 보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호두하면 일반적으로 부럼으로 까먹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음식에 활용할 수도 있다. 예컨대 호두를 샐러드에 넣거나, 구워서 덮밥 위에 올려 먹을 수도 있다. 케이크, 머핀 등의 베이킹에 활용해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질감으로 영양 간식을 즐길 수도 있다.
호두는 대체로 간식으로 활용하지만 보양식 재료로 활용해도 좋다. 몸이 많이 피곤하거나 감기에 걸려 입맛이 없고 기력이 많이 떨어졌을 때 신선하고 질 좋은 호두를 사다가 호두탕을 만들어 먹으면 한끼 보약의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호두탕 만들기
• 재료 : 호두 1컵, 물 4컵, 설탕 3큰술, 소금 약간
• 만드는 방법 :
1. 호두는 미리 물에 불린 뒤 껍질을 벗긴다.
2. 껍질 벗긴 호두를 믹서기에 넣고 적당량 물을 넣고 부드럽게 간다.
3. 냄비에 넣고 물과 설탕을 조금 넣어 설탕이 녹을 때까지 중불에서 끓인다.
4.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면 그릇에 담아 먹으면 된다.
◀ 김연수 프로필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학사/ 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강사/ 저서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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