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206억2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주당 순이익도 전망치 4.64달러를 뛰어넘었다. 매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무려 265% 급증했고, 총이익은 122억9000만 달러로 769% 급증했다.
엔비디아는 매출 증가는 H100과 같은 서버용 AI 칩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것이다. 특히 엔비디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이터센터 사업은 409% 증가해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했다. 다만, 노트북과 PC용 그래픽 카드를 포함하는 게임 부문은 전년 대비 56% 증가에 그쳤다.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에는 240억 달러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 221억7000만 달러를 약 8% 웃도는 수준이다.
실적발표에 앞서 월가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좋은 실적을 낼 것이란 예상은 틀림없겠지만 시장의 과도한 기대치가 실적발표후 실망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비빅 아리야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운용사들의 실적 기대치가 컨센서스보다 오히려 높다”면서 실적발표후 주가가 11% 가량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아리야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수요나 경쟁 등의 요인이 아닌, 공급 측 요인에 의해 이런 실적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며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 주가가 11%가량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부정적 전망 때문에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4거래일 동안 조정을 받았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4일 739달러에서 21일 674.72달러까지 밀렸다.
하지만 이날 강력한 실적발표에 힘입어 엔비디아 주가는 단숨에 100달러 이상 오르며 장중 780달러를 뚫었다. 800달러까지는 불과 20달러 모자란 것이다.
엔비디아는 올들어 실적개선에 힘입어 50% 이상 오르며 알파벳과 아마존을 잇달라 제치고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이날 장 초반 급등으로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000억달러가량 늘어났다.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엔비디아의 실적을 확인한 후 일제히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끌어올렸다.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래스곤 분석가는 “엔비디아 주식의 상승 이야기는 아직 상승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면서 12개월 목표 주가를 1000 달러로 제시했다.
TD코웬의 분석가는 “엔비디아의 AI 솔루션에 대한 채울 수 없는 무제한적인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900달러로 높였다.
캔토 피츠제럴드의 분석가는 “올해 전망에 대해서도 상당한 상승 여력이 있다”면서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900달러로 상향했고, JP모건은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기존 650달러에서 850달러로 높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는 기존 800달러의 목표주가를 925달러로, 모건스탠리는 기존 750달러의 목표주가를 795달러로 상향했다.
반면 UBS는 엔비디아 목표 주가를 기존 850달러에서 800달러로 오히려 낮췄다. UBS는 “아직 AI 시대의 초기에 있는 만큼 AI로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가 확실치 않다”며 “엔비디아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벤징가는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2조 달러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2조달러를 넘어서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2개 뿐이다.